상품 포트폴리오 변화, 반강제적 영업 조직 재편…빈익빈 부익부 심화될 듯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IFRS(국제회계기준)17 도입을 앞둔 생명보험업계에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보험료 규모에 집중됐던 영업 방식, 상품 구성에서 탈피하는 등 시장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생보업계의 매출의 큰 축을 담당하던 저축성보험 위상이 급격히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전속 영업조직의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 저축보험 빈자리 비집고 들어오는 변액보험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FRS17 도입 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생보업계의 보험영업 방식에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은 손해보험업계보다 생보업계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생보사들은 상품 포트폴리오 및 영업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실제로 향후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 판매는 수익이 아닌 부채로 잡히게 돼 생보업계는 지속적으로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6월 23조3,506억원있던 생보업계의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는 올해 같은 기간 21조2,689억원으로 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성보험의 약세로 그간 업계 양대 판매채널로 군림해오던 방카슈랑스채널의 운용 비중 역시 줄어들고 있다.

저축성보험의 빈 자리는 변액보험이 메꾸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인기가 시들해진 변액보험은 다시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적지 않은 생보사들이 변액보험 계약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올 초 있었던 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 축소 이슈까지 작용해 매출 규모가 껑충 뛰어올랐다.

올 6월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8,42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4,775억원과 비교해 76.5% 증가했다.

대형사 대비 재무체력이 부족한 일부 생보사들은 반강제적으로 영업조직을 재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흥국생명, KDB생명, 현대라이프생명 등이 영업조직 축소에 나섰다. 특히 심각한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라이프생명은 개인영업을 포기하는 초강수까지 뒀다.

◇ 빈익빈 부익부 현상 더욱 심화될 듯
보험업계는 향후 IFRS17 도입 대비가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생보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한 상품 개발, 영업 조직 재편, 재무건전성 확보 등 적지 않은 변화 과정에서 재무체력과 영업조직의 규모와 질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대형사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일부 중소형사의 경우 IFRS17 도입에 따른 변화과정에서 투입될 자금에 대한 부담과 영업조직 재편이 불가피해 영업력 저하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대형 생보사와 일부 중형사는 회계기준 변화에 상대적으로 느긋한 상화이며 영업조직 역시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반면 소형사의 경우 회계기준 변화 대응 방안이 사실상 사업비 감축밖에 없는데 이는 자칫 영업조직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