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후 8천억원 넘게 유입…올들어 13.5% 수익

[보험매일=이흔 기자]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연되며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자 배당주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 급등했던 미국 금리가 올해 들어 되돌림 현상을 보이자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 중 하나였던 배당주펀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지난 11일까지 국내 배당주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8천18억원에 달했다.

7월에만 4천664억원이 순유입했고, 8월에도 3천193억원, 9월에는 161억원이 각각 들어왔다.

같은 기간 국내 일반주식펀드에서 4천104억원(7월), 2천566억원(8월), 637억원(9월) 등 모두 7천307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배당주펀드는 과거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 저금리 시대에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하나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고 상승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대감 약화 등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배당주펀드로 다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최근 북한의 핵실험 이후 안전자산 선호와 미국의 낮은 물가상승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지난 8일에는 2.00% 부근까지 하락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가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약해졌다"면서 "미국 금리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8월 이후 북한의 도발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고 코스피가 조정 장세를 펼친 것도 한몫 거들었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안정성을 갖춘 배당주펀드가 부각하는 분위기"라며 "장기적으로 코스피 상승 가능성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재투자 시 복리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배당주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익률도 배당주펀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당주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3.50%로 코스피의 상승률(15.66%)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일반주식펀드(11.02%)보다는 2.48%포인트 앞섰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마이다스퇴직연금배당자 1(주식)ClassC가 18.62%의 수익률로 가장 성과가 좋았다.

그다음으로는 마이다스퇴직연금배당자 1(주식)ClassC(18.61%), 마이다스백년대계어린이적립식자(주식)C5(17.89%), 흥국배당성장자[주식]A(17.85%), NH-Amundi퇴직연금고배당주자 1[주식]C-P2(17.71%) 등의 순이었다.

오 연구원은 "저금리·저물가 기조에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보다 배당주펀드와 같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북핵 등 지정학적 위험이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만 자산관리 측면에서는 금리가 더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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