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중 잔류자 명단 담긴 문건 발견…노조 부당노동행위 규탄 고소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현대라이프생명이 노동조합원 배제를 우선하는 계획안에 따라 점포폐쇄,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

최근 현대라이프생명 내부에서 희망퇴직 이후 조직 배치 및 잔존자 명단이 담긴 문건이 발견된 것이다.

해당 문건은 영업본부 구성원 215명을 53명으로 축소하는 내용과 사측이 선별한 직원들을 잔류시킨다는 내용이 담긴 ‘화이트리스트’다.

◇ 희망퇴직 중 잔류자 선별 적시 ‘화이트리스트’ 발견
6일 현대라이프생명 노조에 따르면 점포폐쇄 및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현대라이프생명이 노조원 배제를 우선하는 사전계획을 수립한 정황이 포착됐다.

출범 이래 만성 적자에 시달려 온 현대라이프생명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점포폐쇄, 희망퇴직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 1일 점포폐쇄에 이어 희망퇴직 작업에 착수했다. 근속 3년 이상 사실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위로금 차원에서 최대 40개월치 임금을 지급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당초 희망퇴직 신청 마감 다음날인 12일 점포폐쇄 및 희망퇴직 이후 조직 재배치, 잔존자 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노조에 설명해왔다.

하지만 최근 현대라이프생명 내부에서 발견된 문건에 의하면 현대라이프 사측은 사전에 조직 재배치 및 사측이 선별한 인원들만 잔류 시킨다는 계획 하에 구조조정을 기획한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문건은 희망퇴직 이후 영업본부 조직 재배치와 인사배치 계획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구체적 내용은 영업본부 215명의 직원을 53명으로 줄인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사측이 명시한 잔류자 명단에서 노조원 대부분이 제외됐다는 점이다.

특히 해당 명단에서 배제된 다수의 노조원이 희망퇴직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대라이프생명 노조원은 약 150여 명으로 이중 대다수가 영업부서에 속해 있으며 잔류자 53명 중 노조 가입자는 17명에 불과하다.

현대라이프생명 노조는 사측의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 규탄하고 있으며, 비단 노조원뿐만 아니라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직원들까지 사측의 ‘화이트리스트’에 분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발견된 문건에 담긴 내용은 사측의 기만행위이며 부당노동행위임이 명백하다고 판단, 고용노동부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또한 사측의 일방적인 점포폐쇄 등에 맞서기 위해 전 조합원이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 조합원이 결집 7~8일 양일 현대라이프생명 본사 앞 등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 전속설계사 조직 기능 상실
점포폐쇄 등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현대라이프생명의 전속 영업조직도 사실상 그 기능을 상실했다.

현대라이프생명 내부관계자에 따르면 점포폐쇄 등으로 현재 현대라이프생명의 전속설계사 조직은 200~300명 규모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라이프생명의 전속설계사 조직 규모는 2,244명으로 집계됐다.

이 관계자는 “현대라이프생명의 전속설계사 조직에 무실적 설계사와 부실 설계사들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감소폭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점포폐쇄 등을 거쳐 현재 약 200~300명의 설계사들이 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라이프생명의 점포폐쇄 등과 관련해 보험업계 일각에선 현대라이프생명의 전속설계사채널 폐쇄설 또한 흘러다니고 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