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자 보험 추진, '착한기업 ETF' 출시…"시장원리 위배" 비판도

[보험매일=이흔 기자] 재무적 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사회적 금융'이 문재인 정부 들어 법제화에 시동을 건다.

'국회와 함께하는 사회적 금융 포럼'은 오는 28일 국회에서 발족식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포럼 발족 축사를 한다.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학영·서형수·제윤경·최운열, 자유한국당 이진복·김현아, 국민의당 박선숙·채이배, 바른정당 유승민 등 여야 의원들이 참석한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최도성 가천대학교 부총장, 박창균 중앙대학교 교수 등도 포럼 멤버다.

이종수 한국사회적금융네트워크 대표는 포럼 발족 이유에 대해 "입법부를 통해 사회적 금융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금융은 취약 계층에 금융의 기회를 주는 포용 금융(Financial Inclusion), 사회적 가치에 자금을 공급하는 임팩트 투자(Financial Investment)를 말한다.

세금으로 조성되는 정부 예산만으로 환경·복지 재원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금융으로 이들 부문에 자금이 흘러들도록 하는 게 임팩트 투자다.

금융위원회 김용범 부위원장은 사회적 금융을 "금융기관의 수익성뿐 아니라 주거, 교육, 보건, 환경 등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금융"이라고 정의했다.

낙후지역 투자금액의 1%를 보상하는 미국 지역개발금융펀드, 주택·복지·교육·건강 분야에 투자해 연간 250억원을 버는 영국 자선은행 등이 대표적 예다.

취약 계층의 경제적 재기를 돕고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포용 금융은 이미 금융위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추진 과제로 확정한 상태다.

금융위는 중소·영세 가맹점의 카드수수료 인하, 법정 최고금리 인하, 소멸시효 완성채권 소각을 '포용 금융 3종 세트'로 명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5일 금융위원회 핵심정책토의에서 '부익부 빈익빈' 금융 패러다임의 전환과 포용 금융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없는 사람일수록 금융이 더 필요한데, 돈을 쉽게 조달하는 사람은 있는 사람"이라며 "당연한 시장 논리로 보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금융은 정부와 업계에서도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위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보험상품 추진 방침을 밝혔고, 관련 금융투자 상품도 출시된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건강보험 보장을 늘리는 '문재인 케어'에 맞춰 유병자(有病者)·은퇴자 실손의료보험 상품 구성을 논의 중이다.

김 부위원장이 "국가 및 공(公)보험이 보장하지 못하는 부문에 대해 보완적 기능을 수행해 포용적 복지국가 건설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한화자산운용은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착한 지배구조(Governance) 등 'ESG 투자'를 접목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한다.

다만 임팩트 투자와 포용 금융 등 사회적 금융이 다분히 이상주의에 가까운 데다 시장원리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업계에서는 유병자·은퇴자 실손보험의 경우 높은 손해율이 예상되는데, 보험료와 보장 수준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는 반발이 나온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고위험군 상품을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팔 유인이 없다"며 "노후실손보험처럼 실패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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