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책임보험 손실 보전에 안간힘

미국시장에 진출한 손해보험사들이 저조한 실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 손보사들은 20년 이상 해외시장서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지화 실패 등으로 순이익 기여도는 극히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미국진출 4개 손보사의 1분기 실적 분석을 통해 그 원인과 향후 대책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KB손보는 미국 시장에서 무리하게 점유율을 확대한 결과 손해율 악화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까지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KB손보는 언더라이팅 실패로 미국 진출 손보사 중 가장 큰 적자를 보게 되면서 누적된 손실을 감당하지 못한 채 2015년부터 미국 시장 사업을 축소에 나섰다.

KB손보는 2015년 3분기부터 강화한 언더라이팅 및 경상비 효율화 노력에 힘입어 1,547.4%까지 치솟았던 손해율을 올해 112.2%까지 개선하는 등 적자폭 감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 KB손보 1분기 순손실 36억1,000만원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올해 1분기 미국지점에서 총 36억1,000만원(320만4,000달러)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미국시장에 진출한 4개 국내 손보사 중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손보사는 최근 사업 축소를 발표한 삼성화재를 제외하면 KB손보가 유일하다.

이 기간 KB손보는 미국시장에서 총 102억7,000만원(911만4,000달러)의 보험료를 거둬들인 반면 83억6,000만원(742만5,000달러)의 손해액이 발생, 손해율이 112.2%까지 증가했다.

이는 KB손보가 전신 LIG손보 시절 미국 진출 초기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현지 기업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판매했던 배상책임보험의 손해율이 급증한데 따른 현상이다.

글로벌 보험사가 사전 진출한 미국 시장에 후발 주자로 진출한 KB손보가 경쟁사들이 높은 손해율 때문에 모집하지 않았던 계약을 인수하면서 손실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KB손보는 미국진출 이후 동부화재의 공격적인 언더라이팅 전략을 벤치마킹하면서 배상책임보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 현지 고객들의 보험금 청구와 소송이 급증하면서 KB손보 미국지점의 손해율은 1,000%를 넘어섰고 한때 KB금융지주 편입 절차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 과정에서 KB손보는 현지인 대상 보험계약 유치를 위해 50억4,000만원(447만2,000달러)의 사업비를 집행, 경쟁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사업비를 사용했다.

올해 1분기 KB손보 미국법인의 사업비율은 71.7%로 동부화재(31.7%)와 현대해상(25.1%) 미국지점 대비 높았다.

결과적으로 KB손보 미국법인은 총 183.9%의 합산비율로 1분기를 마무리, 미국 진출 4개 손보사 중 삼성화재(215.7%)와 함께 200%에 육박하는 합산비율을 나타냈다.

◇ 경영효율화 효과 가시화…적자폭 점진적 축소
KB손보 입장에서 고무적인 사실은 미국지점 경영 효율화를 목표로 언더라이팅 강화 및 경상비 효율화 등의 대책을 추진한 결과 적자폭이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5년 3분기 기준 1547.5%까지 폭등했던 KB손보 미국지점 손해율은 올해 1분기 112.2%까지 개선된 상황이며, 적자규모 또한 같은 기간 약 34배 줄었다.

다만 KB손보는 미국지점 적자 극복을 위해 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하면서 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 및 영향력은 일정부분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KB손보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미국지점은 전년동기 대비 555만4,000당러 개선된 320만5,000달러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며 “이 기간 미국시장 손해율과 사업비율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52.4%포인트와 62.2%포인트 개선되는 등 경영효율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지점 경영정상화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적자폭을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갈 예정이다”고 덧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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