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사별 자문병원‧분야 공시…상위권 대형사 포진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베일에 싸여 있던 보험업계의 의료자문 실태가 소비자들에게 공개됐다.

금융감독원이 보험사와 소비자간 의료자문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의료자문 현황을 공시, 보험사별 의료자문 분야와 병원, 건수 등을 소비자들이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보험업계는 올 1분기에만 2만 건을 상회하는 자문을 구했고 생명‧손해보험사 모두 정형외과 의료자문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1분기 생보 7,352건, 손보 1만4,526건
24일 금감원이 새롭게 공시하는 보험사 의료자문 현황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업계는 올 1분기에만 총 2만1,878건의 의료자문을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의료자문 중 생보업계가 7,352건, 손보업계는 1만4,526건의 자문을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자문 건수는 생‧손보업계 모두 시장점유율이 높고 보유계약 건수가 많은 대형사들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의료자문이 발생한 23개 생보사 중 가장 높은 자문 건수를 기록한 보험사는 삼성생명으로 총 2,690건 이었다.

한화생명은 1,187건, 교보생명은 965건으로 의료자문 건수 2~3위에 포진했고 흥국생명은 396건으로 1~3위사와 큰 격차를 보이며 4위에 올랐다.

상위 4개사를 제외한 19개 생보사는 최대 316건에서 최소 1건으로 가장 낮은 의료자문 횟수를 기록한 보험사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었다.

손보사 중에선 삼성화재가 가장 높은 의료자문 횟수로 집계됐다. 삼성화재는 올 1분기 3,972건을 2위 동부화재 2,298건, 3위 현대해상 2,136건, 4위 KB손보 1,880건이었다.

최근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해온 한화손보가 1,697건이었고, 메리츠화재는 993건으로 나타났다.

의료자문 횟수가 가장 낮은 손보사는 BNP파리바카디프손보로 해당 기간 발생한 자문 건수는 2회에 불과했다.

보험업계 의료자문 분야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정형외과 분야였다. 특히 손보업계의 자동차사고 발생으로 인해 정형외과 의료자문의 비율이 높았다.

생보업계는 총 7,352건의 의료자문 중 정형외과 의료자문은 2,441건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3.2%였다.

반면 손보업계는 총 1만4,526건 중 정형외과 의료자문은 7,689건으로 전체에서 52.9%의 비중으로 나타났다.

생‧손보업계 전체 의료자문에서 정형외과 의료 자문은 1만130건으로 46.3%로 집계됐다.

◇ 소비자 단체 병원, 자문 분야 공개로는 부족
이번 금감원의 보험사 의료자문 현황 공시는 소비자와 보험사간 불필요한 의료자문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이를 위해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구한 병원과 의료자문 분야를 비교적 상세하게 집계해 소비자들에게 참고 자료로써 제공하고 있다.

그간 보험업계가 특정 병원과 의사에 의료자문을 몰아 보험금 과소 지급, 지급 거절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이번 공시를 놓고 살펴보면 특정 병원 쏠림 현상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손보업계는 의료자문 건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각 보험사별 의료자문 병원이 고르게 분포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업계의 경우 일부 생보사들이 특정 병원에 구한 의료자문 횟수가 높은 수치를 나타냈으나 전반적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다만 소비자단체 등은 특정 병원에 대한 의료자문 의뢰 건수로는 보험사의 의료자문 행위의 공정성 판단하기 쉽지 않다 지적하고 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특정 병원 소속 어떤 의사가 보험금 청구와 관련해 어떠한 판단을 내렸는지가 중요하다”면서 “단순히 어떤 병원에서 어떤 분야가 몇 건의 의료자문 행위가 있었는지를 보고 소비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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