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6.5%↑…가계부채 보험계약 해지에 직접적 영향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올 1분기 손해보험업계의 해약환급금이 작년 1분기와 비교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해약환급금 지출을 기록한 작년 1분기 보다 높은 것으로, 가계 부채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보험 계약 해지에 따른 해지환급금은 가계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비례하는 성격을 띠고 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가계가 어려워질수록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 가계부채 증가…해지환급금 늘렸다
2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해약환급금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가했다.

손보업계 지난 1분기 해약환급금은 2,895억원에 달했고, 이는 전년 동기 2,717억원보다 178억원(6.5%) 늘어났다.

이 같은 수치는 최근 10년 동안 가장 해약환급금이 많았던 지난해 1분기 대비 더욱 높은 것이다. 지난해 손보업계 해약환급금 규모는 1,148억원이다.

보험업계는 이처럼 해약환급금이 늘어난 대표적 원인으로 가계 부채의 증가를 꼽았다.

소비자들은 가계 부채가 증가해 생계가 어려워질 경우 보험계약 해지를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가계신용 기준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부채는 1,359조7,8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223조7,000억원 대비 136조800억원(11.1%) 늘어났다.

이는 보험계약의 해지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데, 보험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상품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비례적으로 보험계약 해지도 늘어나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계 부채 증가는 보험계약 해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소비자들은 가계가 어려워질 경우 눈에 보이진 않지만 금전적 지출이 발생하는 보험을 가장 우선시 해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험의 경우 미래 리스크에 대비하는 상품이지만 당장의 가계 리스크가 소비자들에게 더욱 크게 다가오기 때문에 해약환급금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 된다”며 “또한 가계 부채는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소비자가 받은 대출의 이자 또한 증가해 가계 부채가 늘게 돼 보험계약의 해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보험계약 해지에도 영향 있어
보험업계는 올해 들어 시작된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쳐 가계 부채 영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투자자들에 대한 이자율이 높아질 경우 투자자들은 국내 투자보다 미국 시장을 선택하면서 외화가 국내로 유입되지 않게 될 수 있다.

이에 국내 시장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가계부채에 연관된 이자율도 함께 상승시키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가계부채 이자율이 상승하게 되면 결국 소비자는 또한 보험계약을 해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한 상황에서 국내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가계부채가 많이 증가하진 않았다”며 “미국이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한데, 이는 결국 가계부채의 증가로 이어지고 보험계약 해지도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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