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규 보험개발원 자동차보험실 자동차보험통계팀장  

‘15.10월 금융당국은 보험상품 및 자산운용 자유화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하였다. 그 간의 사전적 규제를 대폭 재정비하여 보험시장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사후적 감독 강화를 통해 소비자 보호와 보험회사의 건전성을 제고하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규제완화를 통해 보험회사 간 상품·가격경쟁을 확대시키고,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보험상품을 비교·선택할 수 있는 시장환경을 조성하려는 금융개혁의 역동적인 변화는 자동차보험시장에서도 나타났다.

먼저, 보험료 비교·조회서비스인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의 출현을 들 수 있다. 보험료와 보장내용을 한 눈에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보험다모아는 특히 의무보험으로 1년마다 갱신되어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보험에서 수요가 높았다. 이러한 보험다모아는 소비자의 정보취득 용이성과 상품 선택권을 확대시켜 소비자 보호를 한 단계 더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다모아가 보험회사별 보험료 수준을 비교해 주는 역할을 함으로서, 보험회사의 가격경쟁은 한층 심화되었다. 사업비 절감을 통해 설계사, 대리점, TM(Tele-Marketing) 등 기존의 판매채널보다 낮은 보험료를 제시할 수 있는 CM(Cyber-Marketing) 채널의 경쟁적 도입을 견인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다. 로드맵 발표 이전까지 자동차보험에 있어서 CM 채널을 취급하는 보험회사는 1개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1개 모든 보험회사가 CM 채널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CM으로 가입할 경우 기존 대면채널보다 동일조건 기준 보험료가 약 15%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또한, 다양한 판매채널을 제공함으로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시키는 역할도 수행한다.

자동차보험은 사실상 보험회사 간 보장내용과 서비스 등에 있어 차별성이 크지 않은 유사한 상품으로 그 동안 보험회사는 판매·마케팅 경쟁에 치중해 왔으나, 규제완화는 소비자 니즈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새로운 상품이 제공되도록 보험시장을 질적 경쟁체제로 전환시켰다.

운전습관연계보험(UBI), 대중교통이용할인특약, 자녀할인특약 등은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개발된 자동차보험의 대표적인 인슈테크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신상품 출시와 병행하여 주행거리 연동 특약 등 기존상품의 리모델링을 통한 우량가입자 확보 경쟁은 자동차보험시장이 이미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음을 예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로드맵 이후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인하가 시장원리에 따라 자유롭고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적정보험료 부과를 위한 보험료 조정이 활발하게 나타나는 것은 시장경쟁이 이전보다 더욱 치열해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현재 우리사회는 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4차 산업혁명의 큰 줄기인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를 맞이해야 하는 커다란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완화와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며,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는 보험분야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사전 준비운동(Warming Up)이라 할 수 있다.

경쟁과 혁신을 위해 숨차게 달려 온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가 이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의 밑거름이 되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기를 기대해 본다.
 

공진규 보험개발원 자동차보험실 자동차보험통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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