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변론 개최 임박…순레이 사장 내정자 내부결속 역량 시험대

[보험매일=방영석기자] 알리안츠생명의 성과향상 프로그램을 사이에 둔 노동조합과 회사의 대립이 법정 다툼을 거치며 격화되고 있다.

노조는 성과향상 프로그램의 평가 기준이 모호함에도 사측이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직원을 징계한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회사는 내규에 따른 정당한 인사 조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 장악력을 키워가고 있는 상황에서 22일 부임이 예정된 순레이 사장 내정자는 취임 직후 내부 결속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 노조 성과향상 프로그램 3차 변론 30일 개최
18일 사무금융노조 등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 노조가 업무향상 프로그램 미 통과자에 대한 회사의 징계 무효를 주장하며 제기했던 소송의 3차 변론이 이달 30일 열린다.

알리안츠생명 노조는 이날 변호사와 노무사 등의 자문을 통해 현재 4차 교육이 진행 중인 성과향상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강조하고 사측의 징계 무효를 주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알리안츠생명 노조와 사무금융연맹 등 노동단체는 회사가 교육 대상자 평가 기준을 직원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음에도, 징계를 남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가 교육대상자 선정 및 평가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다 인사위원회 회부 없이 직원에게 징계를 가하는 등 자의적으로 직원에게 불이익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알리안츠생명은 작년 7월 중순부터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매긴 직원별 평가등급을 기준으로 70명을 교육 대상자로 선정한 뒤 3개월 단위 성과향상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1차 교육에서는 회사는 최초 대상자 중 지점장과 단장 등 관리자급 7명을 제외한 63명을 대상으로 교육이 진행됐으며 이중 절반 정도인 35명이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후 진행된 2차 평가에서도 5명의 직원이 교육을 통과하지 못해 3차 교육이 실시됐으며 3차 성과향상 프로그램 졸업에 실패한 2명의 직원은 4차 교육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1차 교육 미 통과자는 경고 처분을, 2차 교육 미 통과자는 견책처분을 했으며 3차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직원에게는 감봉 징계를 내렸다.

반면 회사는 성과 향상이 필요한 직원을 지원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하고 있으며 사내 인재경영위원회에서 업적 및 역량평가를 철저히 검증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회사는 반복적인 지원에도 업무태도나 성과 기준에 미달한 직원을 사규에 따라 인사조치 했으며 이는 경영상 회사의 고유 권한이라는 사실을 강조, 노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성과향상 프로그램은 대상자로 선정된 직원에게 실적개선의 기회를 부여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며 “회사는 앞으로도 우수 직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해 고성과 추구 동기를 부여하고 저성과자는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순레이 사장 내정자, 내부결속 역량 시험대
알리안츠생명 노조와 회사가 성과향상 프로그램을 사이에 두고 날선 대립을 이어가면서 오는 22일 취임이 예정된 순레이 사장 내정자의 내부결속 역량 또한 시험대에 올랐다.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을 급격히 장악해가고 있는 가운데 순레이 내정자는 부임 직후 강대강 구도를 보이는 노사 갈등 봉합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안방보험은 알리안츠생명 인수 이후 이사회 의장과 사내이사는 물론 사회이사 대다수와 사장까지 중국계 인사로 교체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순레이 내정자는 싱가포르 국적자로, 한국과 대만, 중국 등에서 계리, 상품, 리스크, 재무 분야에서 20년간 경력을 쌓은 뒤 2013년 알리안츠생명 재무부사장으로 부임했다.

알리안츠생명 매각 당시 재무부사장 이었던 순레이 내정자는 같은 중화권 보험사인 안방보험과의 인수 절차를 중간 조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은 회사 경영을 결정하는 이사회와 주요 임원, 사장까지 중국계로 채우면서 알리안츠생명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순레이 재무부사장을 신임 사장을 내정한 것도 이 같은 영향력 확대의 일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년간 삐걱이는 알리안츠생명 노사 관계 개선은 한국시장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안방보험 입장에선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라며 “순레이 내정자가 취임 직후 노사 갈등 봉합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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