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학자 분석…관영지 "사회주의엔 자본 입김 없다" 애써 반박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이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는다는 설이 돌자 홍콩과 서방매체들이 이를 중국 내에서 벌어지는 권력투쟁의 단편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관영매체들은 중국의 사회주의 체계를 강조하며 이 같은 관측에 신뢰성이 없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안방보험에 대한 조사가 단순히 금융 기업인의 부패를 밝히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연계된 정치적 세력을 겨냥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SCMP는 "이런 후견인들이 남아 있는 한 금융개혁에서 어떤 시도도 소용없는 일이 될 것"이라며 "금융 분야에서 반부패 운동의 목적은 부패 자체를 척결하는 것뿐 아니라 정치적 후견인들의 개입을 줄이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이공대 교수는 SCMP 인터뷰에서 "우 회장 조사가 단지 진상을 밝히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태자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후 교수는 이번 사건을 금융분야에서 반부패 운동이 새로운 단계로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정표로 해석하며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도 대대적 정계개편이 이뤄질 올해 말 19차 중국 공산당 대회를 앞둔 현 시점을 주목하며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정치평론가인 장리판(章立凡)은 NYT 인터뷰에서 "우 회장의 구금은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어떠한 이견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그들의 라이벌에게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우 회장이 지난주 후반 중국 당국에 구금됐으며, 조사는 뇌물을 포함한 경제범죄에 집중됐다고 보도했다. 조사는 수개월 전부터 이뤄졌으나 아직 초기 단계이며, 기소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닌 것으로 WSJ은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중국 당국이 우 회장을 구금해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특히 안방보험의 해외자산 인수 자금의 출처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주요 학자나 평론가들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영매체들은 권력투쟁설의 신뢰도를 깎아내렸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일단 외신들의 보도가 신뢰할 수 없는 소스를 인용한 추측성 보도라고 비판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이날 사평(社評)을 통해 "우 회장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중국 당국은 매우 신중하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있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어떤 것도 발표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서구 매체들은 이번 사건을 19차 당 대회와 연관 지어 정치적인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그들은 잘못된 관점으로 뉴스를 이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신들의 잘못된 보도의 원인이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이고, 자본이 사회를 지배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까지 해설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서구 사회에서는 대기업들이 국가의 정치적 방향을 결정할 수 있고, 의사결정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면서 "일부 서양인들은 종종 이 점을 잃어버린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경제잡지 차이징(財經)은 지난 13일 우 회장이 지난 9일 관련 당국에 연행됐다며,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도 같은 날 우 회장이 '개인적 사유로' 자신의 직무를 더는 수행하지 않게 됐다는 안방보험 측의 사임 발표를 전하며 그가 자신의 직위를 다른 임원에게 넘겼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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