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수료 수익 감소 위기감…보험사 “공정 경쟁 저해” 반대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은행권의 방카슈랑스 문호 완전 개방 요구가 거세짐에 따라 보험업계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최근 수수료 수익 감소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은행업계가 지난 2008년 전면 백지화된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방카슈랑스에서의 전 보험상품 취급과 판매 인원 제한 철폐 등 각종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전업 보험사들은 보험시장의 공정경쟁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 논의 시작되나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부에 지속적으로 방카슈랑스의 규제 완화를 요구해 온 은행권의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은행권은 그간 방카슈랑스 관련 규제를 완화해 소비자 선택권 강화와 전 금융산업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금융당국에 전달해 왔다.

특히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은 29일 새정부에 제안하는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은행권 제언’을 통해 방카슈랑스 규제완화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은행권의 요구 내용은 방카슈랑스에서의 전 보험상품 취급, 업무 인원 제한 폐지, 방카슈랑스 25%룰 폐지 등이다.

전 보종상품 판매 허용의 경우 지난 2008년 전업 보험사들의 거센 반발로 전면 백지화된 방카슈랑스 4단계의 시행으로 현재 방카슈랑스에서 판매가 불가능한 종신보험, 자동차보험 판매를 가능토록 하는 것이다.

또한 현재 방카슈랑스 업무 인원 2인 제한 요소를 완화해 지점 규모 등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용하고, 이들의 여신업무 등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한 지점에서 체결되는 보험계약 중 특정 보험사 상품의 비율이 전체 비중에서 25%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방카슈랑스 25%룰 폐지 또는 상향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다음달 시범 기간이 종료되는 보험사 입점 금융복합점포 관련 규제완화, 정식 제도 도입의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이 같은 은행권의 문호개방 요구를 은행권의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 감소 현상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저금리 고착화 현상과 정부의 수수료율 축소 규제, IFRS17 도입에 대비한 보험업계의 방카슈랑스 채널 활용 비중 축소로 은행권의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3,436억원이었던 시중 4대 은행의 방카슈랑스 수수료는 작년 2,774억원으로 19.2% 감소했다.

특히 최근 온라인 채널의 활성화와 GA의 성장으로 올해 은행권의 방카슈랑스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방카 규제 완화, 공정경쟁 불가능해진다
보험업계는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이 은행권의 비이자수익 부문에서 알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은행권이 관련 규제 완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업 보험사들은 현재 적용되고 있는 방카슈랑스 규제가 완화될 경우 보험시장의 공정경쟁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방카슈랑스에서의 전 보종 취급과 25%룰 폐지 등은 결국 금융지주 보험사들에 대한 특혜이며 보험업권에 대한 은행업권의 우월적 지위를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에서 방카슈랑스 관련 규제의 무의미함과 전 금융산업 발전, 소비자 권익 향상을 이유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결국 이는 은행의 수익 증대와 특정 보험사의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단순하게 업권간 밥그릇 문제가 아니라 이는 현재 보험산업의 근간을 흔들어 놓는 일이 될 것”이라며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금융지주 보험사들의 압도적 시장 지배로 이어져 공정경쟁이 불가능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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