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 혁명‧IFRS17 도입…영업 경쟁력 약화 요인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국내 보험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보험설계사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보험업계는 영업과 IT기술의 결합을 통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 편의성과 수익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변신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보험사 정통 영업 조직인 보험설계사들의 경쟁력이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 비대면 채널 영향력 설계사 입지 침범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4차 산업 혁명 시대 속 보험사가 IT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영업 방식과 판매 채널을 모색함에 따라 정통 판매채널인 보험설계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설계사 수는 40만 명을 돌파했고 이중 약 19만 명이 보험사, 약 21만 명이 GA 설계사다.

지난 몇 년간 보험업계는 국내 보험시장 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서 탈피하기 위해 온라인 보험 활성화 등 판매 채널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최근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전 세계적 화두에 맞물려 더욱 속도가 붙고 있는 모양새다.

문제는 이로 인해 국내 보험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보험설계사들의 판매채널로써의 경쟁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채널을 통한 보험상품 가입은 설계사 수수료 등이 포함되지 않는 만큼 대면채널 대비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경쟁력이 있다.

지난 정부 당시 정책 기조에 맞물린 결과 현재 온라인 채널의 활성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어 보험설계사들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4차 산업 혁명 시대로 접어듦에 따라 비대면 채널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FRS(국제회계기준)17 도입도 보험설계사의 경쟁력 약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온라인 채널 등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새 회계기준 도입 시 각종 특약이 부가된 현재의 보험상품은 보험사의 경영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새 회계기준에선 상품에 더해진 특약에도 가격을 매겨야 해 보험사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품 구조를 단순화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IFRS17 도입 영향력 먹거리 감소
IFRS17 도입으로 인한 영향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보험업계는 부채의 시가 평가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포화와 경기침체로 보험설계사들이 영업에 지장을 받고 있는 가운데, IFRS17 도입으로 먹거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간 전속 설계사 채널의 유지에 힘써온 보험사들이 최근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설계사 조직 소수 정예화와 온라인 채널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적 성장에 있어 한계에 부딪힌 보험사들이 수익성 강화에 무게에 실어 향후 보험설계사를 통한 영업은 그 영향력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한 생보사 전속설계사는 “현재 절대 다수의 보험사들이 사업비 감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된다면 결국 설계사 조직의 축소와 온라인 채널의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자동차보험 등 일부 보험상품의 경우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어 단순 기우로 그칠 사안이 아니다”라며 “보험설계사들 역시 시장 환경에 발맞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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