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보고서 "초고령 대비해 병원→지역사회 관리체계로 전환해야"

[보험매일=이흔 기자] 초고령 사회에 대비해 의료체계를 정비하지 않으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후기고령층에 진입하는 2030년에는 노인의료비로 90조원 이상을 써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고령사회를 대비한 노인의료비 효율적 관리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건강보험에 가입한 65세 이상 노인이 지출한 의료비 총액은 2015년 22조2천억원이었다.

연구팀은 이 노인의료비가 2020년 35조6천억원, 2030년 91조3천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5년에 비해 각각 1.6배, 4.1배 규모다.

노인 1인당 의료비도 2015년 357만원에서 2020년 459만원으로 1.3배로 증가한 뒤 2030년에는 760만원으로 2015년의 2.1배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75세 이상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노인의료비는 2015년 11조4천억원에서 2030년 58조7천억원으로 5.2배 규모로 불어나고, 1인당 의료비는 같은 기간 459만원에서 882만원으로 2.7배가 된다.

이런 전망치는 물가, 노인가입자 수, 건강보험수가, 1인 진료량 상승 예상치를 토대로 계산된 것이다.

노인 만성질환에 들어가는 의료비는 계속 늘고 있다. 고혈압·관절염·당뇨·정신질환·치주질환 등 5대 질환 의료비는 2005년 1조5천287억원에서 2015년 6조2천348억원으로 4배가 넘는 액수로 증가했다.

한해 총 진료비가 1천만원 이상인 '고액 환자' 가운데 65세 이상은 2015년 9만7천951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10배가 넘는다. 전체 고액 환자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현재 71%다.

높은 의료비를 수반하는 생애 말기 연령대 인구가 많아지면 국가 전체의 의료비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2060년이 되면 노인진료비가 39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노인의료비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병원 중심의 의료체계를 유지할 경우, 2030년에는 국가의 모든 자원이 노인 입원비나 요양 수발비용에 들어가게 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지금부터 의료체계를 방문간호사나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아 가정에서 자기관리를 하는 '지역사회중심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건강보험제도와 요양보험제도가 지속해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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