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낮은 희망공모가…시장 상황 고려한 합리적 판단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ING생명의 상장 성공 여부가 IFRS(국제회계기준)17 도입에 대비하고 있는 생보업계에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ING생명은 오는 5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공모절차에 돌입,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희망공모가를 시장에 제시한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ING생명이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자본확충이 시급한 비상장 생보사들이 적극적으로 기업공개를 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시장 예상치 밑도는 희망공모가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인 ING생명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초 매각을 추진했던 ING생명은 국내 생보산업의 부진과 IFRS17 도입에 따른 부담, THAAD 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과의 외교 관계 악화 등으로 인해 난항을 겪자, 상장 추진을 선언했다.

ING생명은 이미 지난 23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상장 추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달 6일부터 21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최종 공모가는 같은 달 24일 확정된다.

ING생명의 희망공모가는 3만1,500원~4만원이며 공모규모는 1조552억원~1조3,400억원이다.

관련 업계에선 올해 기업공개 시장 최대 매물로 평가받고 있는 ING생명이 업계 예상치보다 낮은 희망공모가를 제시했다 보고 있다.

보험업계는 ING생명이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IFRS17 도입 이슈, 국내 생보산업의 미래 업황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고려해 희망공모가를 시장 눈높이에 맞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ING생명이 현재의 시장 상황을 충분히 검토해 무리하지 않고 공모 흥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으로, 이는 최근 금리 반등 기미로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주식 시장의 상황과 맞물려 성공적인 상장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보험업계는 ING생명의 상장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IFRS17 도입으로 자본확충이 시급하나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한 비상장 생보사에 방향성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IFRS17 도입으로 인한 충격파가 감소했다고 하나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현재까지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한 생보사의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공개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상장 징크스 기업공개 망설이게 만들어
보험업계는 대다수 생보사들의 기업공개를 망설이고 있는 이유로 앞서 상장한 생보사들이 주가 부진이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생보사 중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하고 있는 곳이 없어 생보사들이 상장을 꺼리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생보업계의 상장 생보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으로 이들 4개사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기준 상장 4개 생보사의 주가는 한화생명 6,050원(공모가 8.200원), 동양생명 1만200원(공모가 1만7,000원), 미래에셋생명 5,970원(공모가 7,500원). 삼성생명 10만9,500원(공모가 11만원)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상장사 중 현재 삼성생명만 간신히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수준이다”면서 “생보업계가 저금리 기조와 불황에 더욱 큰 영향을 받았고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외부의 평가가 작용한 것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마지막으로 상장한 미래에셋생명의 주가가 공모가를 단 한 번도 상회하지 못했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