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적사용권 신청 건수는 증가…내용물은 변화 없어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 로드맵의 핵심 사안인 보험업계의 상품 경쟁력 강화가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베끼기 일변도의 상품 개발 관행에서 탈피, 보험사의 상품 개발 능력을 제고하고 이를 통해 보험산업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로드맵 발표 이후 업계의 배타적사용권 신청은 대폭 늘어나 표면적으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적 변화는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경쟁력 강화 로드맵 발표 전‧후 변화 無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말 금융당국이 우리나라 보험산업의 질적‧양적 성장을 위해 상품 경쟁력 강화 내용을 담고 있는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보험사의 상품 개발은 이전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5년 말 보험사의 자유롭고 혁신적인 상품 개발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독창적 상품을 개발한 보험사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그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 온 배타적사용기간을 늘리고 이를 침해할시 제재를 강화하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함에 따라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상품 개발이 촉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의 규제완화 이후 보험업계의 배타적사용권 신청이 증가함에 따라 경쟁력 강화 로드맵 발표로 인한 신상품 개발이 활성화되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생명보험업계의 배타적사용권 신청 건수는 9건으로 2015년보다 6건 늘어났다. 손보업계 역시 10건을 기록해 전년도 6건보다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배타적사용권 신청 건수 증가로 인해 보험사의 상품 개발이 활성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 기존 상품의 보험료 할인 및 보장 범위 확대 등의 기능을 추가하는 것에 그치며 당초 기대했던 혁신적인 상품 출시는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보험시장의 포화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잠재적 니즈를 파악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수차례 지적돼 왔으나 이를 충족할 만한 상품은 없었다는 비판이다.

◇ 단기 실적 치중, 신상품 개발 한계 있어
보험업계는 보험사의 상품 개발이 기존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단기 실적 위주의 경영과 신상품 개발에 따른 이익 보장 기능이 부족하다 입을 모으고 있다.

보험산업이 기본적으로 롱텀 비즈니스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상품을 개발 운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보험사 CEO가 자신의 임기 내 실적에 치중하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의 상품 개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독창성을 지닌 신상품을 개발 한 보험사에 대한 수익을 일정 기간 동안 보장해줘야 하는 배타적사용권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당국이 경쟁력 강화 로드맵 발표 이후 배타적사용 기간을 확대하기 했으나 이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배타적사용권을 통해 신상품 개발에 따른 수익을 보장받는 것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면서 “대외적으로 상품 개발 능력을 인정받고 이를 영업에 활용하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로드맵 발표 이후 배타적사용 기간을 늘리는 등의 시도는 좋았으나 여전히 그 기간이 끝나면 타 보험사에 유사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배타적사용권은 상품 개발에 따른 실질적 수익 보장과 보험사의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상품 개발을 이끌어내기에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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