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제도 도입 무산 우려…장기적인 안목 필요하단 의견도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금융당국이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의 건전성을 위해 도입하려 했던 보험판매 전문회사 제도가 방치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GA의 판매전문회사 전환을 위한 자본금 요건과 판매전문회사의 1차 배상책임 문제를 놓고 장기간 협의했던 제도 도입 논의가 지체되면서 정책 폐지를 우려하고 있다.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은 언제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 도입을 재논의할 예정이던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와 관련해 보험사 및 GA 업계와의 협의를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작년 GA의 불공정 행위를 감독할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GA를 판매전문회사로 전환하려 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수차례 보험사 및 GA업계와 협의를 진행했으며 GA의 판매전문회사 전환에 요구되는 자본금 요건과 1차 배상책임, 펀드판매와 요율협상권 등 세부사항에서 상당한 논의를 진행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보험업법 개정 등의 굵직한 일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판매전문회사 제도를 당장 도입하기 어렵다고 판단, 작년 6월 일정을 올해 이후로 연기했다.

당시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통령령으로 소속 보험설계사 수 500명 이상인 대형 GA가 우선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며 “보험판매전문회사가 당장 도입되진 못하지만 처음으로 보험대리점을 법적으로 규율할 단초가 마련된 만큼 내년 이후 더 구체적인 기준을 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판매전문회사 제도는 올해도 도입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도 도입 논의를 이끌었던 금융당국이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작년 6월 이후 현재까지 보험사 및 GA업계와 판매전문회사와 관련된 협의를 전혀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미온적인 태도가 계속되자 보험업계는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가 백지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 도입은 2008년에도 논의됐었지만 불완전판매 배상 책임 등 세부기준을 놓고 갈등했던 업계가 반발하면서 폐지된 바 있다”며 “금융당국에서 해당 제도를 기획했던 담당자들이 타 부서로 이동하면서 추진력이 상실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도도입, 장기적인 안목으로 판단해야
반면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보험판매전문회사가 정상적으로 도입될 것이란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해당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사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을 뿐 업계와의 협의가 연기되는 것이 제도 도입 무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판매전문회사 제도 도입 백지화가 GA업계의 제도권 편입을 유도했던 지금까지의 정책기조와 상충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제도 도입을 포기할 가능성이 낮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이 무산될 경우 GA의 법적지위 향상과 그에 따른 책임 강화를 유도했던 금융당국의 목표 역시 달성될 수 없다”며 “보험업계의 해묵은 갈등 요소를 봉합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과정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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