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이흔 기자] 초저금리와 인구감소로 보험사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일본 최대급인 다이이치생명홀딩스(HD)가 사장에 50대 초반의 해외파 이나가키 세이지(53) 상무를 전격 내정했다.

그가 내년 4월1일 공식적으로 취임하면 업계 최연소 사장으로서 직원 7만명의 거대 생보사 조직을 이끌게 된다.

60~70대 연령의 사장이 대부분인 일본 보험업계에선 이번 발탁을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여긴다. 

아울러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그간 선도적으로 개혁노선을 걸어온 다이이치생명의 또다른 모험수 같다는 재계의 분석도 있다고 아사히·마이니치 신문은 29일 전했다.

이나가키 내정자가 추구하는 노선은 '변화, 변혁'이다. 그는 내정 기자회견을 통해 "변혁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에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회장이 되는 와타나베 고이치로 현 사장(63)도 변화를 강조했다. 와타나베 사장은 발탁 이유에 대해 "단지 젊기 때문이 아니다. 국내외 균형감각을 갖춰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수적인 일본 생명보험업계에서 다이이치생명은 빠른 속도로 사업의 폭을 넓히고 있다.

2010년 4월에는 일본 생보사의 주된 형태이던 상호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한 뒤 상장했고, 작년에는 5천800억엔(약 6조원)에 미국 중견 생명보험 프로텍티브를 인수하며 해외진출에 속도를 냈다. 지난 10월에는 지주회사로 이행, 해외 6개사를 포함한 그룹 회사를 통괄하는 경영진용도 정비했다.

다이이치생명은 한때 보험료 등 수입(일반기업의 매출에 해당)에서 업계 최대인 일본생명보험을 웃돌았지만 일본생명이 작년 미쓰이생명을 인수하면서 수위 자리를 내주고 수위를 경쟁 중이다.

일본 보험시장은 저출산 고령화로 축소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실시 영향으로 자금 운용 환경도 좋지 않다. 그래서 서둘러 해외사업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나가키 내정자는 "우리는 국내외에 생명보험 회사를 가진 최강의 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수익원의 다양화나 국제화를 더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나가키 내정자는 해외파다. 유소년기에 5년간 런던에서 보냈고, 입사 후에도 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 유학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자신을 '편안한 집' 같이 부드러운 성격이라고 소개한다.

돌파력도 기대된다. 그는 주식회사 전환 때 담당 추진실장으로서 영화 '구로베의 태양' 장면을 인용, "앞에 난공불락의 파쇄대가 있지만 하나가 돼 터널을 개통시키자"며 고무한 열혈파이기 때문이다.

"어떤 환경에서도 (고객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하겠다. 필요하다면 고정관념을 부숴버리겠다"고 말하는 그가 다이이치생명보험의 위기 국면을 돌파해 나갈지 일본 안팎이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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