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손성은 기자] 금리 인상 조짐이 현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펀드시장에서 채권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와 물가연동채 펀드 등이 주목받고 있다.

채권금리 급등 여파로 채권형 펀드에서 최근 한 달간 1조원 넘게 이탈하면서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베팅하는 이들 상품이 투자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채권형 공모펀드(ETF 제외)에서는 1조2,406억원이 빠져나갔다.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재정지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부각되고, 이달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유력시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급등세를 탔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연 1.710%로, 한 달 사이에 27.2bp(1bp=0.01%p) 뛰었다.

이달 들어서는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합의로 급등하며 국채금리 추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 인상은 채권값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채권투자 기피현상을 낳게 된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대로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면 국채 발행이 늘어나고 시중금리 상승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중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채권인버스 ETF가 수혜상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권인버스 ETF는 금리 상승으로 채권가격이 하락할 때 이익을 얻는 구조로 설계된 상품이다.

국내에선 삼성코덱스(KODEX) 10년국채선물 인버스 ETF가 유일한 채권인버스 ETF 상품으로, 지난 한 달간 수익률이 3.62%에 달했다.

향후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효과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만큼 소비자 물가지수에 따라 가치가 변동되는 물가연동채 펀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펀드는 투자신탁재산의 대부분을 물가연동국채에 투자한다. 국내에는 이스트스프링 물가따라잡기펀드·퇴직연금물가따라잡기펀드 등 두 가지 상품이 있다.

두 상품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상태였으나 최근 1주일(11월 23~30일) 수익률은 0.17~0.18%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뱅크론펀드에도 지난 8월 이후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뱅크론은 주로 신용등급이 'BBB-' 이하인 기업들에 대한 은행대출을 유동화한 채권인데, 뱅크론펀드는 이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금리가 오르면 펀드 편입 상품의 이자도 함께 높아진다는 점에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달러 표시 해외대출채권 등에 투자하는 뱅크론 상품인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펀드'가 있다.

이 펀드에는 지난 한 달 동안 776억원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이스트스프링 미국뱅크론특별자산펀드에도 356억원이 순유입됐다.

최근 신흥국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이지만 인도 주식형 펀드에는 여전히 자금이 들어오는 추세다.

인도 주식펀드 중 운용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 인도중소형포커스에는 지난 한 달간 207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펀드의 최근 일주일(11월 23~ 30일) 수익률은 2.54%로 집계됐다.

유동완 연구원은 "외국자본에 대한 인도 정부의 친화정책 등에 힘입어 올해 2월부터 인도 증시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며 "인도 주식과 채권 투자 전망이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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