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고착화 여파...IFRS17 대비 자본확충 필요

[보험매일=위아람 기자] 2014년부터 시작한 감원한파가 올 연말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IFRS17에 대비한 자본확충 필요성과 저금리, 저성장 기조 때문에 보험사들의 인력 구조조정 요인이 여전하다는 것이 감원한파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 AIA생명 국내진출 두 번째 희망퇴직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A 생명이 법인전환을 앞두고 국내에 진출한 후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차장 이상 직급자는 만 2년 이상 근무, 그 이하 직급은 7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하고 퇴직위로금은 근속연수에 따라 차등 지급되며 최대 60개월의 기본급을 받는다.

AIA생명 관계자는 “정해진 타겟은 없으며 영업환경 악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업계의 감원 한파는 올해 AIA생명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5월 중국 안방보험 인수를 앞두고 200명을 희망퇴직 시켰다. 2001년 5월부터 2009년 4월30일 입사자 중 근속 7년 이상 14년 이하 해당자가 접수 대상 조건이었고, 이런 조건에 해당하지 않아도 조직개편 및 업무 조정 등으로 다른 적합한 직무 부여가 곤란한 직원도 대상자에 속했다.

또한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2월 59명의 회망퇴직을 받은 후 지난 10월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희망퇴직 대상은 만45세 이상 남성 직원과 40세 이상 여성 직원 혹은 15년 이상 근속 직원이었다. 100여명이 신청하여 3년치 급여에 상응하는 퇴직 위로금을 지급했다.

미래에셋생명은 희망퇴직 신청 이전에 사내 공모를 통해 계열사인 미래에셋 증권으로 이동할 직원을 모집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메트라이프 생명도 지난 10월부터 10년 이상 근속자, 부장급은 2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벌였다.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50개월치 퇴직 위로금을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메트라이프 관계자는 당시 “조직의 효율적 변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감원한파는 손해보험 업계도 비켜가지 않았다.

지난 6월 메리츠화재는 초대형 점포 전략을 내세우며 대면채널 11개 본부를 없애고 본사와 지점 직할 체제를 구축하며 기존 지점의 지점장, 총무 등 100명 이상의 인력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내보냈다. 조건은 최대 32개월분 표준연봉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또한 현대해상도 지난 6월 13년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하여 16년 이상 근속, 만45세 이상 일반직을 대상으로, 2년치 연봉과 정착지원금 최대 3,0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 저금리, 저성장 기조로 감원한파 계속
보험사들의 희망퇴직은 오는 2021년 도입되는 IFRS17로 인하여 자본확충 필요성이 커져서 인력 구조조정 요인이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으로 보험계약 당시보다 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는 보험사들이 자본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한다.

또한 보험업계는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대세가 되면서 2014년부터 시작된 보험사들의 희망퇴직, 조직 구조조정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생명보험사 중 삼성, 한화, 교보 같은 이른바 빅3를 중심으로 감원 바람이 불어 삼성생명 1,000명, 한화생명 840명, 교보생명 480명이 회사를 떠난 바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에서는 자금운용을 통해 이익을 얻기가 쉽지 않고 이차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는 고금리 확정 저축성 상품으로 인해 국내도 일본처럼 몇 개 보험사는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조성되어 있다”며 “반강제적인 희망퇴직이 아니라 자발적 신청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은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직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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