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연합회장 "화재보험 보상금 현실화 필요"

[보험매일=이흔 기자]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적은 데다가 보상한도액도 턱없이 적어서 실제 도움이 안 됩니다. 앞으로 서문시장 상인이라고 하면 보험사에서 아예 가입을 안 시켜줄지도 모르고요."

김영오 대구 서문시장상가연합회장은 3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지난달 30일 새벽 대구 서문시장 4지구에서 난 큰불로 상가 내 점포 679곳이 모두 불에 탔다.

상인들은 상가와 물품을 포함한 피해액이 1천억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상인들은 연말을 앞두고 평소보다 재고량을 늘렸다.

이곳에는 섬유 원단, 의류, 침구 등 주로 불에 잘 타는 섬유 관련 제품을 취급하는 점포가 주류를 이뤘다.

상인들은 점포당 피해액이 5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피해보상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4지구 상인은 76억원짜리 단체 화재보험에 가입했다.

상인들은 이 보험금으로 불에 타 무너진 건물을 철거하고서 새로 짓는 데 써야 할 형편이다.

상인 과반수는 개별 화재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상가연합회는 상인 30∼40% 정도만 화재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나마 보장한도액도 5천만원이 최고다.

보험사가 전통시장 상인의 보험 가입을 꺼리거나 보장한도액을 낮게 설정했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어떨 때는 보험사가 전통시장 상인의 보험 가입을 아예 차단할 때도 있다"며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상인이 적을 뿐만 아니라 받더라도 실제 피해액보다는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나머지 피해액은 상인 개인이 해결해야 할 형편이다.

이 때문에 김영오 회장은 1일 박근혜 대통령이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때 재난구역선포, 특별교부세 지원 등과 화재보험 보상금 현실화를 건의했다.

한 상인은 "불이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지만 만일을 대비해 전통시장 상인도 화재보험에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한도액도 높이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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