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달러화 부채의 상환 비용 오를 것

[보험매일=위아람 기자] 도이체방크가 내년 아시아지역에 달러 부족 사태가 닥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이후 아시아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했던 외국인 자금이 급감했다면서 내년에 이 지역의 달러화 유동성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달 들어 아시아 주식과 채권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150억 달러(17조5천억 원)에 이른다. 이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아시아 지역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 자금의 30%에 육박하는 액수다.

외국인들의 이탈은 미국 달러화의 강세, 트럼프 당선자가 취할 일련의 보호무역 정책들이 신흥국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이체방크는 아시아 지역이 맞이할 도전의 핵심에는 미국의 경직된 무역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화의 해외 유통량이 줄어들고 이 때문에 신흥시장은 무역 대금 결제와 외화부채 상환이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도이체방크의 말리카 사크데바 투자전략가는 "무역, 외국인의 주식 및 채권 투자, 외화채권 발행과 같은 아시아 지역의 달러화 공급원이 미국의 차기 행정부에서 리스크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국가들이 누리던 무역흑자 폭이 축소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이미 필리핀과 한국, 말레이시아, 인도에서는 지난달부터 달러화 자금조달 압박의 조짐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낮은 시장 변동성, 미국의 저금리, 낮은 달러화 차입 프리미엄 등 지난 수년간 아시아 지역이 누렸던 호조건들이 시들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리스크 요인은 트럼프 당선자가 세제 개선 공약을 지킨다면 아시아 지역에 묶여 있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금이 본국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이체방크는 싱가포르에 있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금만도 1천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도이체방크는 물론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 소시에테제네랄 등도 최근 아시아를 포함한 신흥시장에서 내년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제시한 바 있다.

달러화 강세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내년에는 달러화 부채의 상환 비용이 오를 것이라는게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근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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