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실적 따라 성과 보상

[보험매일=위아람 기자] 메리츠화재가 영업조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올해 초대형 점포 전략, 전속 설계사 수수료 1000% 카드를 꺼낸 가운데 ‘사업가형 지점장제’ 전환 신청을 받고 있다.

사업가형 지점장제는 영업지점장을 정규직에서 계약직 신분으로 전환하여 영업실적에 따라 성과 보상을 받는 제도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특유의 영업조직 효율성 제고 전략이 성공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김용범표' 영업조직 효율성 제고 전략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 화재는 지난 17일부터 전국 102개 지점장을 대상으로 사업가형 지점장제 전환 신청을 받은 결과, 이틀 간 44명의 본부장이 참여했다.

사업가형 지점장으로 전환한 지점장은 계약직, 개인사업자로 신분이 바뀌고 고정된 연봉 대신 지점의 영업실적에 따라 성과 보상을 받으며 세금 3.3%(소득세 3%, 지방소득세 0.3%)만 떼기 때문에 실적이 뛰어난 지점장의 경우에는 이전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대신 전환을 원하지 않는 지점장은 계속 정규직으로 일하며 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자율형 제도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올해 7월 ‘초대형 점포 전략’을 통해 상위 관리 조직을 없애고 지역별 특성에 맞게 운영하도록 기존 221개 점포를 102개로 통폐합했다. 이를 통해 절감된 재원으로 전속 설계사에게 최대 1000%의 수수료를 보장해주는 등, 수수료 체계 역시 개편했다.

당시 메리츠화재는 전속 설계사의 판매 수수료를 대폭 높여 설계사들의 충성도를 제고하고 GA로의 설계사 이동을 차단하는 대신 영업력 높은 설계사의 유입을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을 노렸다.

또한 설계사나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 인건비, 점포 관리비와 같은 유지비용을 줄여 보험료를 낮추는 데 사용해 손해보험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포석이었다.

이러한 김용범표 영업조직 효율성 제고 전략의 다음 단계가 시행을 앞두고 있는 사업가형 지점장제다.

과거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는 2012년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조직 슬림화를 목표로 기존 32개 점포를 초대형 거점 점포로 통폐합했다. 또 2014년에는 점포 수를 초대형 거점 5개로 축소하며 임대료 등의 비용을 줄여 이를 직원들의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이와 같은 영업조직 효율성 제고 전략의 결과로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은 영업이익 4,051억원, 당기순이익 2,873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 메리츠화재도 같은 전략이 통할까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조9,6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2% 늘었고 영업이익은 1,950억원으로 60.9%, 당기순이익도 1,390억원으로 72.9% 증가했다.

지난해 2월 메리츠화재가 지역단 40개를 없애고 전 직원 2,500명 중 15%인 406명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올해 7월 초대형 지점장제를 시행할 때에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관리조직을 슬림화했다.

때문에 사업가형 지점장제도 실제로는 정규직의 수를 줄이고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시각도 있다. 지점장이 계약직으로 전환되면 퇴직금 등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사업가형 지점장제는 10년 전 ING생명이나 메트라이프 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를 중심으로 이미 도입된 적이 있고, 당시 불완전 판매나 허위 계약 등의 문제가 불거져 ‘국내 빅3’ 생보사는 손을 거의 뗐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업계의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사업가형 지점장제가 10년 전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목표 할당을 주는 기존 사업가형 지점장제와는 달리 목표 할당이나 영업 상한이 없어서 지점장 본인이 얼마나 영업을 잘하는지에 수익이 달렸다”며 “과거에는 선납 수수료 문제 때문에 자기계약을 하는 설계사가 많아 사업가형 지점장제를 유지하기 어려웠으나 과거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발전된 형태의 제도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