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저축성 9년, 종신형 13년 지나야 원금손실 없어"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자영업자 김성수(40세) 씨는 사정이 안 좋아져 5년간 보험료를 납부한 변액연금보험을 해지하려다 놀랐다.

변액보험의 펀드 수익률이 나쁘지 않아 원금은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막상 환급금이 원금의 88%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처럼 원금을 손해 보고 싶지 않거나 10년 이상 투자할 여력이 없다면 변액보험 상품에는 가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금융감독원이 15일 조언했다. 

변액보험은 보험과 펀드를 결합한 상품이다.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하고,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에 투자한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면 원금손실을 볼 수 있다.
원금 보장을 원한다면 변액보험보다는 일반 저축성 보험이나 예·적금에 가입하는 게 좋다.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이 높아도 10년 이내에 해지하면 원금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변액보험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사고·위험 등을 보장하기 위한 '위험보험료'와 설계사·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수당 등 사업비를 초기에 집중해서 떼고 남은 금액을 펀드에 투자한다.

사업비(계약 후 7년 이내)는 연간 6.6%에서 14.6% 정도다.

보험료 100만원을 냈다면 보험회사가 사업비와 보통 1% 정도인 위험보험료를 더해 8∼15%를 떼고 남은 92만∼85만원 정도만 펀드에 투자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사업비를 떼는 기간이 7∼10년 정도 된다.

중도 해지 가입자에게 보험사는 그간 납입한 보험료 총액에서 해약 때까지 지출한 사업비·위험보험료를 공제한 잔액만 돌려준다.

금융감독원이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상품을 표본 조사한 결과 수익률 3.25%(공시이율)인 상품을 기준으로 설계사를 통해 가입한 저축성 연금은 9년, 종신형은 13년이 지나야 원금 손실이 없었다.

그런데도 올해 3월 기준으로 변액보험을 7년 이상 유지하는 비율은 30%에 불과했다. 70%가량은 손해를 보고 변액연금을 해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저축성 변액보험의 경우 10년 이상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변액보험은 보험회사별로 사업비 수준이 다르고 보험회사의 펀드 운용, 관리 역량에 따라 받는 보험금과 연금액이 크게 달라진다.

최근 5년(2011∼2015년)간 변액연금보험 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보험회사별로 최고 3.1%에서 최저 마이너스 0.3%로 차이가 있었다.

회사별 사업비, 펀드 운용 성과, 전문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가입해야 하는 이유다.

변액보험의 사업비, 펀드 수익률 현황 등은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klia.or.kr)의 '공시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험회사는 가입자가 선택한 펀드를 운용할 뿐 펀드 투자 결정은 가입자의 몫이기 때문에 개인 책임이 큰 상품이기도 하다.

많은 가입자가 변액보험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가입 때 설정한 펀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험 가입 후에도 경제 상황에 따라 펀드를 갈아타는 등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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