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 '연금자산 운용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

[보험매일=진준영 기자]  2% 초반대에 머물고 있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한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운용회사가 가입자의 성향에 맞는 적당한 상품에 투자하도록 하는 제도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연구위원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연금자산 운용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에서 "퇴직연금이 원리금 보장상품에 편중된 운용으로 실질적인 노후소득 보장에 미흡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퇴직연금 총 적립금 126조5천억원 가운데 114조5천억원(90.5%)이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됐다.

남 위원은 "연금 선진국에서 효과가 입증된 디폴트옵션 도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 제도가 도입되면 현재 원리금 보장에 초점이 맞춰진 운용 구조에서 가입자 성향에 따라 해외투자나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등 투자의 다변화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남 위원은 이와 함께 노후 소득보장이라는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 중도인출을 제한하는 등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연금학회 회장인 성주호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도 이날 발표를 통해 "퇴직연금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이 됐지만 가시적 경제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내용으로 입법 예고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언급하면서 "기금형 제도가 도입되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한층 높은 가입자 은퇴설계 서비스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 법이 시행되면 퇴직연금 사용자는 기존 계약형 제도와 기금형 제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기금형 제도는 사용자로부터 독립된 기관(수탁법인)을 설립해 퇴직연금을 운용한다.

글로벌 투자 컨설팅업체 머서의 개리 호커 전략연구 디렉터는 "국가별 공적 연기금 자산 배분을 보면 한국과 말레이시아 등은 안전자산 비중이 높고 미국이나 캐나다, 네덜란드 등은 주식이나 대체투자 같은 위험자산 비중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가 저성장·저금리라는 어려운 운용 환경에 직면해있고, 이에 대응하는 단일 전략·해답은 있을 수 없다"며 다양한 전략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날 세미나는 공·사적 연금제도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고 바람직한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표 이후에는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의 사회로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 이준행 서울여대 교수 등의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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