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적격성 심사 신청 미적미적…추가 자금 투입 최소화 포석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안방보험의 알리안츠생명 인수 행보가 동양생명 인수 당시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지난 4월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발표한 후 약 4개월 뒤에서야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신청하는 등 늑장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안방보험의 대주주적격성 심사 신청 지연에 대한 구구한 추측이 불거지고 있던 가운데 최근 알리안츠생명의 2차 구조조정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그간의 늑장 행보가 추가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무언의 압박이 아니었겠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알리안츠생명 2차 구조조정 초읽기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발표한 후 약 4개월 간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미뤄온 안방보험의 늑장 행보는 사실상 ‘알리안츠생명 추가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무언의 압박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안방보험은 지난 4월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발표했으나 동양생명 인수와 달리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미뤄와 업계 일각에선 인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 바 있다.

당시 이 같은 늑장 행보와 관련해 최근 안방보험의 불투명한 자금 출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조사 또는 사드 배치에 따른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신경전 등 구구한 추측이 난무했다.

하지만 지나달 25일 안방보험이 금융위원회가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신청하면서 일단은 매각 무산 가능성이 대폭 낮아진 상황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안방보험의 대주주적격성 심사 이후 알리안츠생명에서 2차 구조조정이 진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알리안츠생명은 안방보험과의 매각 과정에서 합의한 인적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과도한 복지수준을 개선하는 문제를 놓고 노동조합과 갈등을 겪고 있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안방보험의 대주주적격성 심사 지연은 알리안츠생명을 향한 추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압박이 아니었겠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단기간 몸집 불리기 위한 포석?
안방보험은 알리안츠생명을 시장 예상가인 2,000~3,00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35억원에 인수했으나, 인수 이후 대규모의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만성적자에 시달려온 알리안츠생명의 경영 상태를 정상화하고 IFRS(국제회계기준)4 2단계 적용의 영향으로 2조원 가량의 자본이 투입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 인수 이후 동양생명과의 합병을 통해 단기간에 몸집을 불릴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알리안츠생명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감축이 가장 손쉬운 방법인 만큼, 안방보험은 노사갈등으로 인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 대주주적격성 심사 시일을 늦춰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을 아무리 헐값에 사들였다고 하더라도 추가 투입될 금액이 고려하면 적지 않은 손실이 불가피하다”라며 “향후 동양생명과의 합병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자금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알리안츠생명에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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