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이흔 기자] 국내 생명보험업계 5위인 ING생명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본입찰 자체가 무산되거나 매각자 측인 MBK파트너스가 매각 계획을 철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MBK파트너스와의 협의를 거쳐 ING생명 매각 본입찰을 이번 주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모건스탠리가 12일부터 본입찰 제안서를 접수했다"면서 "이번 주까지도 본입찰 문을 열어두고 제안서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애초 이번 매각의 본입찰은 지난 12일 마감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인수 후보들의 의사 결정이 미뤄지면서 본입찰 마감 일정이 연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 측은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가능성을 고려해 재무적투자자(FI)보다는 전략적투자자(SI)를 선호하고 있다고 업계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번 인수전에는 중국계 SI인 태평생명과 푸싱그룹, FI로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탈 등 4∼5곳 정도가 후보로 남아 있다.

지난 5월 마감한 예비입찰에는 중국 안방보험, 핑안보험까지 7∼8곳이 참여했으나 6월부터 진행된 예비실사 단계에서 나머지 후보 대부분은 인수를 포기했다.

IB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예비실사를 통상적 기간보다 길게 10주 정도 진행하고서도 본입찰을 마무리 못 하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라면서 "매각이 무산되거나 자체 철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남아 있는 인수 후보들이 원하는 인수가와 MBK파트너스가 기대하는 매각가의 차이가 아직 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리가 원하는 가격을 받을 수 없다면 꼭 이번에 매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철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12월 1조8천억원에 ING생명 지분 100%를 인수해 그동안 회사가치를 키워 왔다.

매각 대상은 보유 지분 전량이다. MBK파트너스는 매각가로 최소 3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생명보험사의 자본금 확충 이슈와 저성장 기조에 들어선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3조원의 기대 매각가는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ING생명이 조(兆) 단위의 대형 매물이라는 점과 언젠가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MBK파트너스가 이번 매각을 철회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없진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펀드 수익률을 고려할 때 시간이 지날수록 MBK파트너스의 기대 매각가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ING생명은 덩치가 큰 매물이어서 매각을 쉽게 철회하거나 무산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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