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펑크 11% 늘고 폐사 가축 4년 만에 최다

[보험매일=이흔 기자] 7월부터 기승을 부린 무더위가 쉴 새 없이 지속되면서 사람은 물론 동물과 자동차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한여름 폭염에 피해를 당한 자동차와 가축 등의 신고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에 지난달 접수된 자동차보험 긴급출동 가운데 타이어 펑크로 인한 경우는 21만7천756건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된 19만4천814건보다 11.8% 늘어난 것이다.

전체 긴급출동 건수 대비 타이어펑크 사례의 비중도 지난해 20.2%에서 올해 20.8%로 소폭 상승했다.

타이어 펑크는 한여름 무더위의 영향으로 자동차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고장 중 하나다.

날이 더워지면 주로 아스팔트로 이뤄진 도로 표면은 기온보다 훨씬 더 높게 상승한다. 여기에 자동차를 운행하며 발생하는 마찰열까지 더해져 타이어 내부의 공기를 팽창시키고, 그 결과 타이어에 펑크가 나는 경우가 많다.

무더위에 발생하는 다른 고장으로는 엔진 과열을 들 수 있다.

보험사들은 긴급출동 접수를 분류할 때 엔진 과열 항목은 따로 집계하지 않아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

한 손보사의 관계자는 "일선 현장에서는 엔진 과열로 차량이 멈춰 긴급출동을 요청하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다"고 전했다.

더위로 인한 차량의 고장은 기본적으로 자동차보험에서 수리비 등을 보장하지 않으므로, 평소 차량 관리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타이어를 점검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날이 덥다고 차량의 에어컨을 틀어 놓고 쉬다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뜨거운 열을 식혀줄 '단비'도 없이 이어지는 폭염에 가축들은 맥없이 쓰러지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이 지난달 7일부터 이달 8일까지 가축재해보험에 접수된 폭염 피해를 집계한 결과, 폐사한 가축은 274만2천여 마리에 달했다.

이는 2012년 가축재해보험에서 폭염 피해를 보상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것이다.

처음 보상이 이뤄진 2012년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으나 가입자가 많지 않아 접수된 폐사 건수는 48만2천여 마리로 집계됐다.

이후 가입자가 늘어났고, 폐사한 가축은 2013년 186만2천여 마리, 2014년 91만1천여 마리, 지난해 249만4천여 마리에 달했다.

아직도 한동안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폐사 가축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300만 마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앞으로 폭염 피해로 폐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축사 지붕 위에 물을 뿌려 복사열의 유입을 방지하고 선풍기와 송풍기 등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환기를 시켜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올해 폭염이 워낙 심한 탓에 인명 피해 역시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월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이후 집계된 환자는 1천 명을 넘겨, 이미 2014년의 전체 환자 수를 추월했다.

가축이 아닌 사람을 위한 '폭염 보험'은 없다.

다만, 실손의료보험에서는 온열질환으로 입원하면 치료비를 지원해주고, 폭염으로 사망했다면 생명보험의 사망보험 가입자들은 보험금을 받게 된다.

상해보험에 가입한 이들은 폭염에 쓰러지는 과정에서 물건 등에 부딪혀 상처가 생겼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단순히 일사병 등으로 입원한 것은 상해가 아닌 질병이라 보상 대상이 아니다.

아직 더위로 인한 사람의 보상 청구 건수는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보험업계에서는 휴가철 이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청구 건수를 따로 집계하고 있지는 않으나, 일반적으로 보험 청구는 휴가철에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다만 온열질환자가 급증한 만큼 휴가철이 끝난 이후에는 청구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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