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역마진 우려 확산…중소형사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로 삼기도

[보험매일=방영석기자] 일부 생명보험사들이 저금리로 인해 역마진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는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어 보험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다수 대형사는 역마진을 우려해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를 줄이고 있으나 한화생명의 경우 최근까지 저축성보험 판매를 확대해 자산 규모 증가에 활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과 KDB생명, 흥국생명과 동부생명 등 고정금리 상품 비중이 높지 않았던 중소형 생보사 또한 높은 수준의 최저보증이율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려 시장점유율 증진을 추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 금리확정형 상품 비중 43%…5%↑ 비중도 31%
28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이 과거에 팔았던 비싼 확정금리 상품이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금리역마진으로 돌아와 생보사에 재정적 부담을 지우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생보업계의 금리확정형 상품 비중은 43%, 5%이상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 비중 또한 31%에 이른다.

현 시장금리가 1%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생보사들은 과거 판매했던 저축성상품에서 지속적으로 금리차로 인한 재정 손실을 입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저금리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 등 회계기준 변화에 따른 보험사의 재정 부담 가속화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상품을 판매할수록 이자율차 손실 발생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다수 대형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상품 판매를 촉진시키는 등, 판매상품 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생명의 경우 최근까지 고금리 양로보험 상품 판매를 지속하는 등 저축성보험 판매와 이로 인한 시장점유율 및 자산 증대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기간 한화생명은 보험계약 부채 중 고정금리 부채 비중이 49.7%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데다, 고정금리 부채에서도 6%이상 금리 비중이 64.9%에 달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작년 자산 100조원을 돌파라는 상징성을 위해 상품판매 확대에 몰두했다”며 “금리부담이 이전부터 무거웠음에도 불구하고 자산 확대를 위해 저축성보험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경쟁사와 비교해 보장성상품 비중 확대 시기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 중소형 생보사 ‘위기를 기회로’
반면 대형사와 비교해 고정금리 상품 판매가 많지 않았던 중소형 생보사의 경우 업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최저보증이율 상품을 출시, 판매하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동양생명의 경우 강력한 자금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1%에 불과한 시중금리 대비 높은 수준인 2.36%의 최저보증이율 적용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KDB생명 또한 최저보증이율 수준이(2.38%) 높은 생보사로 나타났으며 흥국생명과 동부생명 등 중소형 생보사 역시 각각 2.35%의 최저보증이율을 적용하고 있어 저축성보험 분야에서 재정적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최저보증이율 상품의 경우 시장금리 변화와 상관없이 일정 수준의 금리를 반영한 뒤 소비자에게 보험료를 돌려주기 때문에 고정금리 상품과 동일하게 보험사의 역마진 리스크는 커진다.

이는 대형사에 비해 역마진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소형 생보사가 대형사의 저축성보험 판매가 저조한 틈을 타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대형사와 달리 과거 고금리 상품 자체를 판매하지 못했던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금리역마진 우려에서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며 “금리역마진 발생의 반대급부로 대형사가 대다수 시장점유율을 잠식했던 상황에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형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 확대를 통해 영업력 향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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