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보험사 자산규모 생보업계 9.6%

[보험매일=방영석기자] 국내 생명보험업계에 진입하고 있는 중화권 자본이 국내 생보시장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지 여부에 생보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생보업계는 중국계 자본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 확장 정책을 펼칠 경우, 그동안 유지돼 왔던 삼성·한화·교보생명의 생보 ‘빅3’ 체제가 변화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중화권 보험사 자본규모 생보업계 10% 육박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들이 한국 보험시장에 최초로 진출한 중국 보험사인 안방보험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는 안방보험의 공격적인 인수 행보와 자산 규모에서 비롯된 반응이다. 안방보험이 중국 시장에서 불과 10년만에 전 세계 40여개 금융사를 인수합병하며, 자산이 1,400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적극적인 해외 보험사 인수 전략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안방보험은 작년 동양생명을 사들인 이후 알리안츠생명까지 인수에 성공하면서 자산 규모에서 생보업계5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섰다.

안방보험은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ING생명은 물론 KDB생명과 PCA생명의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계기준 변화 등에 대비해 자금 확충 부담이 커진 국내 보험사는 해당 생보사 인수전에서 배제된 상태기 때문에 안방보험의 국내 영업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안방보험은 매각을 추진 중인 생보사 중 가장 큰 ING생명 인수만 성공하더라도 71조원 가량의 자산을 확보, 4위사인 농협생명을 제치고 3위사 교보생명과의 격차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안방보험이 ING생명의 새 주인이 될 경우 안방보험은 국내 생보업계 총자산 744조8천821억원 가운데 9.6%(71조6260억원)를 차치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생보업계는 안방보험의 자금력과 해외 영업 노하우가 더해질 경우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이 주도했던 국내 생보시장의 판도가 안방보험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의 경우 2020년 도입되는 신 회계기준과 재무건전성 규제에 대비해 재정을 확충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사를 인수할 여력이 적다”며 “제도 변화에 따른 재정 부담에서 자유로운 중국 보험사의 경우 국내 시장 진출을 통해 이 같은 변화를 먼저 경험하고자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유럽권 보험사 ‘떠나고’ 중화권 보험사 ‘채우고’
중화권 보험사의 국내 진출과 대조적으로 국내 시장에 먼저 진출했던 유럽‧미국권 보험사들은 잇달아 국내 영업에서 철수하고 있다.

서구 보험사의 경우 올해부터 보험부채와 자본을 시가 평가하는 신 회계기준인 솔벤시2가 적용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해외 시장을 자본 확보를 위해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서구권 보험사들은 지난 2011년 당시 생명보험 총자산의 15.5%를 차지했으나 이 같은 이유로 올해는 비중이 8.3%로 급감, 한국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시장의 경우 가구당 보험 가입률이 90%를 뛰어넘는 등 포화조짐을 보이고 있고 서구 시장과 달리 설계사‧방카슈랑스 채널 위주로 형성된 판매 구조 또한 외국계 보험사들의 철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중화권 보험사들이 유럽 보험사들을 대신해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경우 저축성 보험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판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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