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다운 GA로 다시 태어나라

[보험매일=임근식 기자] GA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메리츠화재 발(發) 설계사 수수료 체계 변경이 남긴 충격파 때문이다.

GA업계는 보험사에 비해 고수수료 체계, 높은 선지급률이 경쟁우위에 있음을 자랑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보험사 전속 설계사를 유인했고 보험사 소속 설계사가 대거 GA로 발길을 옮긴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 ‘약발’도 먹히지 않게 됐다. 메리츠화재가 변경 적용한 설계사 수수료체계는 수수료와 선지급금 그리고 수수료 분할지급 기간도 GA를 압도했다. 실로 파격적인 것이었다.

보험사로부터 급습을 당한 GA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선 메리츠화재를 ‘진압’해야 했다. 메리츠화재를 기화로 손보사, 아니 전체 보험사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GA업계 위기의식의 본질은 메리츠화재를 시발로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전속 설계사 수수료가 상승하고, 급기야 과거 보험사로부터 유입된 설계사들의 보험사 ‘U턴’이 봇물을 이루는 ‘끔찍한 사태’에 대한 우려다.

그래서 GA업계는 메리츠화재 ‘수수료 사태’를 생존의 문제로 인식,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으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

메리츠화재에 결정적 타격을 입혀야 타 보험사의 움직임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판단, ‘불판’ 카드를 꺼내들고 메리츠화재를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어떤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메리츠화재가 새로 도입한 수수료 정책을 주저앉히고 실패작으로 만들어야 했다. 설사 GA업계의 ‘공동전선’ 형성이 공정거래법상 담합 소지가 있다하더라도 그 문제는 안중에도 없다.

당장 죽게 생겼는데 이것저것 따질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GA업계의 다급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GA업계가 ‘결사항전’으로 맞설 수밖에 없는 입장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GA업계의 자기반성도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지금까지 GA는 어떤 길을 걸어 왔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영업조직 몸집 부풀리기로 보험사와의 수수료 협상력을 높이는 데만 몰두하며 성장가도를 달려온 게 사실이다.

또 고수수료율, 높은 선지급을 무기로 보험사 소속 설계사 영입에 집착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극히 일부 대형 GA를 제외하고 자체적으로 신입설계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능이나 설계사를 대상으로 한 상품 교육시스템의 현실은 부끄러운 수준이다.

결국 GA는 자기 한계를 드러내며 보험사에서 체계적으로 교육받은 양질의 설계사 ‘수혈’에 의존해 왔다.

또 전산시스템을 제대로 구비한 GA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아직 원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GA가 부지기수다.

지금껏 GA는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애써 외면해 왔다.

이제 GA의 살길은 명확해 보인다. GA 본연의 모습을 찾는 것이다.

GA의 도입 취지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장하기 위해 특정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다수 보험사 상품을 비교, 분석해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게 만든 제도다.

이는 보험사가 절대 누릴 수 없는 혜택이자 GA만의 경쟁력이며 고유의 영역이다. 그 바탕위에 양질의 설계사를 배출하고 판매회사로의 위상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

GA다운 GA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보험사와 수수료싸움에 앞선 선결 과제다.

메리츠화재 ‘수수료 사태’가 GA업계에 남긴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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