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명 출사표…설계사 규모 적어 공격적 마케팅 ‘가능’

[보험매일=방영석기자] 농협생명이 온라인보험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교보라이프플래닛과 KDB생명이 주도하던 온라인 시장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생명은 이미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대형사와 달리 설계사 채널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보다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온라인 생명보험 시장이 향후 지속적으로 CM채널을 강화해온 교보라이프플래닛과 KDB생명, 농협생명간의 3파전 구도로 당분간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농협생명, 7월 온라인보험 시장 ‘진출’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이르면 6월 늦어도 7월까지는 온라인보험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농협생명은 작년 말 온라인 시장 진출을 타진한 이후 시장성 판단을 위해 시장 진출을 잠정 보류해왔으나, 최근 온라인보험 슈퍼마켓 ‘보험다모아’ 출범 등에 힘입어 온라인 보험시장의 규모가 대폭 확대되자 시장 진출을 결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생명이 CM 보험 시장에 진출하면서 교보라이프플래닛과 KDB생명이 주도해온 온라인보험 시장의 판도 역시 크게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온라인보험 시장에는 한화생명 등 대형사를 비롯해 25개 생보사 중 12개 생보사가 진출해 있으나, KDB생명과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전체 매출의 대다수를(약 75%)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생보업계 매출 규모 4위인 농협생명이 온라인채널을 통한 공격적인 매출 확대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사의 경우 영업력 악화를 우려한 대규모 전속설계사 조직의 반발 등으로 온라인채널 매출 확대 전략을 추진하지 못했지만, 대형사 대비 설계사채널 비중이 낮은 농협생명은 판매채널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온라인채널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농협생명은 작년 타 생보사에 비해 많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불구, 2,244명에 불과한 설계사 조직 규모의 한계로 매출 대다수를 방카채널에서 기록했다.

농협생명이 작년 방카채널에서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3조4,960억원으로 전체 초회보험료 3조4,960억원 중 95.8%에 달한다. 같은 기간 농협생명의 설계사 채널과 대리점 채널 판매 비중은 각각 2.2%(800억원)와 1.7%(627억원)에 불과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단위농협 위주의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성장해온 농협생명은 판매채널 다각화와 수익성 강화가 최우선 과제”라며 “GA업계의 성장에 따라 전속설계사 모집이 한계에 다다른 현재 온라인 채널은 이 같은 농협생명의 고민을 해결할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온라인보험 시장 ‘진검승부’ 임박
농협생명의 온라인 보험시장 진출은 최근 온라인 채널 강화에 나서고 있는 생보업계의 시장 경쟁을 더욱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KDB생명과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올해도 지속적인 CM채널 수익성 강화 전략을 천명하며 온라인보험 시장의 기존 강자 자리 사수에 나섰다.

KDB생명 다이렉트는 KDB생명 매각 악재를 맞이했으나, 간편심사 보험 상품 등 전속설계사 채널이 기피해온 특화상품 판매를 통해 기존 고객 수성에 나설 예정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 역시 모회사인 교보생명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적자 규모를 꾸준히 줄여나가는데 성공, 2018년 손익분기점 돌파를 목표로 시장 영향력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과 저금리 기조 장기화 등 시장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보험사는 결국 수익성 위주의 영업 전략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며 “설계사채널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채널은 판매 다각화의 대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형 생보사 또한 온라인 채널 범위를 PC에서 모바일로 확장하는 등 분주히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온라인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덧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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