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조직‧고객 확보 측면에서 ‘매력적’…투자한도 규제는 ‘발목’

[보험매일=방영석기자] 교보생명이 ING생명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ING생명 인수전'이 중국계 보험사와 교보생명의 2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교보생명은 ING생명 인수에 성공할 경우 판매역량이 검증된 설계사 조직과 VIP고객 층을 흡수해 업계 2위사로 올라설 수 있으나, 국내 보험사 투자한도 규제로 단독 인수가 불가능해 실제 인수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보험업계는 ING생명의 시장 매매가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있는데다 최근 자살보험금 지급 이슈로 인해 기업가치 하락이 전망되고 있어, ING생명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국내 대형사 VS 중국 보험사 ‘2파전’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23일 ING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해 중국 최대 생명보험사 차이나라이프 등과 경쟁하게 됐다.

교보생명은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 등으로 인해 추가 자본 확충이 요구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ING생명 매각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ING생명의 우수한 설계사조직과 VIP고객 층을 흡수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시장의 예상을 깨고 본격적으로 인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ING생명을 인수할 경우 자산 기준으로 한화생명을 제치고 국내 생명보험 업계 2위로 올라선다.

ING생명 설계사들의 1인당 생산성이 생보업계 최고 수준이고 강남 등 특정 지역에서 ING생명 상품 판매량이 높다는 사실 또한, 교보생명의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교보생명이 예비입찰 실사를 마친 이후 본입찰 경쟁에도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 보험업법상 교보생명이 매각가가 최소 2조5,000억원에서 3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이는 ING생명을 인수할 투자여력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 보험사의 투자금액 한도를 규제하는 보험업법에 따라 교보생명은 최대 1조6,000억원 규모를 투자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단독으로 ING생명을 인수할 방법이 없다.

교보생명은 ING생명 인수를 위해 재무적투자자(FI)를 모집,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경영 철학은 수익성 강화와 극단적일 정도의 리스크 회피였다"며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에 앞서 자본 확충이 필요한 현재 투자 금액도 확보하지 못한 교보생명이 ING생명을 실제 인수할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 "매각 무산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 시장매매가로 인해 이번 ING생명의 매각이 무산될 것이란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매매가를 낮추지 않는 이상 ING생명의 매각 금액을 감당할 보험사가 없기 때문에 이번 인수 절차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장에서 떠도는 ING생명의 예상 매매가는 3조원 이상까지 치솟고 있다. 이는 MBK파트너스가 인수했던 금액의 두 배에 달한다.

ING생명의 현재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통해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을 4조2,600억 수준으로 키웠다.

보험업계는 ‘수익’을 목표로하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을 매각하면서 기존 인수 금액과 추가 투자 금액은 물론, 상당한 차액을 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교보생명을 비롯한 대다수 국내 보험사들이 3조 이상의 금액에 ING생명을 인수할 가능성이 극히 낮은데다, 중국계 보험사 또한 고액을 투자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초 1조8,000억원이었던 ING생명의 매각가는 자살보험금 이슈로 수백억원 대의 추가 자본 투자가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도 3조 이상으로 치솟았다”며 “현 상황은 정상적인 시장가격이라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