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방영석기자] 인력구조조정과 관련된 흉흉한 소식으로 생보업계가 우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은 이날부터 5월 4일까지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접수한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1981년 이전 출생, 2001년 이전 입사자로, 알리안츠생명이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감축하는 인원은 200명여명에 달한다.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알리안츠생명이 인력 구조조정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확산되자 시장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생보사 직원들의 두려움도 덩달아 증폭되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이 이차역마진 리스크로 인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헐값’에 매각된 사례를 참조할 때 확정 고금리 상품 비중이 높은 생보업계에 휘몰아칠 구조조정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란 우려다.

생보업계에서는 조직과 인력 구조조정이 ‘지금부터’라는 목소리가 날로 힘을 얻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보험사는 직원들의 ‘생업’을 거두는 것은 깊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할 듯하다. 기업도 생존해야 하지만 직원들 역시 가족과 스스로를 건사할 수 있어야 한다.

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칠 때마다 가장 두려움에 떠는 것은 일반 직원들이다. 어제까지 함께 일했던 동료가 떠나고 자신역시 언제 ‘희망퇴직’ 면담을 받을지 예상할 수 없는 피 말리는 시간이 지속된다.

“평생을 바쳤던 회사에서 퇴직을 스스로 ‘희망’하라고 권유한다면 극복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한 보험사 직원의 말은 그들이 얼마나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년 회사를 나갔던 생보사 직원은 수천명에 달한다. 보험사들은 한결같이 강요된 ‘구조조정’이 아닌 직원 ‘희망’에 따른 ‘희망퇴직’이라 강변했지만 몇 년 치 급여를 받는 조건으로 직장을 뒤로했던 직원들 중 회사의 주장에 공감하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보험사가 경영의 어려움을 인력감축으로 해결하려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보험사 입장에서 당장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지출’을 줄일 경우 눈에 띄는 재무개선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험업계를 비롯, 국내 산업에서 기업들은 ‘적자’와 ‘위기’ 이슈가 도출될 때마다 인력감축과 ‘희망퇴직’을 너무도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하물며 예상되는 적자를 이유로 인적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더욱 직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 것이다.

보험업계는 과거 은행과 증권업계에 비해 전문성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2류 금융' 취급을 받아왔다. 보험사들은 최근 금융업권을 대표했던 은행업권의 순이익을 뛰어넘을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배경에 묵묵히 노력해온 직원들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알리안츠생명의 구조조정 바람은 태풍일까 미풍일까? 진정 직원이 희망하는 희망(希望)퇴직은 불가능한 것일까? 보험사와 직원이 한마음으로 상생의 길을 모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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