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임근식 기자] 국민연금을 비롯한 7대 사회보험의 장기 재정전망 발표와 추계방법 등이 그동안 제각각이었으나 앞으로는 하나로 통합된다. 

575조원에 달하는 이들 사회보험의 총 적립금이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국민연금이 투자 노하우를 각 기관에 전수하며 투자공조체계도 구축한다.

저출산·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사회보험이 국가에 막대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되자 선제적으로 건전화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송언석 2차관 주재로 7대 사회보험 이사장들과 관계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첫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재정안정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먼저 사회보험의 중장기 지속가능성을 보다 정확히 진단하기 위한 통합 재정추계제도를 도입한다.

7대 사회보험 가운데 4대 공적연금은 기관별로 70년(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45년(군인연금) 주기의 재정 장기추계를 내놓고 있지만, 발표 시기가 제각각인데다 추계방법도 달라 객관적인 비교 분석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또 건강·산재·고용 3대보험은 자체적으로 5년 기간 전망만 내놓고 있어 중장기 재정수지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국민연금이 다음 장기추계를 내놓는 2018년에 맞춰 다른 공적연금도 2087년까지의 추계를 함께 발표하도록 했다.

이때 물가상승률·인구증가율과 같은 공통적인 변수에 대해서는 동일한 추계방식을 적용하도록 모델을 표준화하는 등 장기 전망 가이드라인을 올 연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또 7대 사회보험 모두에 10년 단위의 중기 추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올 6월까지 외부 회계전문가가 참여하는 통합 추계위원회를 구성하고, 연말까지 2017∼2025년 중기 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는 "통합된 추계결과를 반영해 사회보험별로 재정안정화 조치가 자동 수립되도록 하는 방안도 집중적으로 연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보험 여유자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7대 사회보험의 지난해 수익률은 2.2∼4.6% 수준으로, 최근 수년간 이어진 저금리 추세가 지속된다면 수익률이 더욱 저하될 우려가 크다.

해외·대체투자 등 더 적극적으로 자산운용을 하거나, 적립금이 늘어난 사회보험의 경우 투자기간을 늘이는 등 새로운 자산 운용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이에 정부는 평가 전담팀을 꾸려 오는 5월까지 7대 사회보험의 자산운용현황 실태를 정밀 진단하고 개선 권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권고안을 토대로 사회보험별 투자상품과 만기구조를 다변화하는 등 투자전략을 다듬고, 자산 외부위탁을 활성화하는 등 운용체계 정비방안을 만들어 오는 6월 2차 정책협의회에서 보고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내달까지 7대 사회보험간 투자공조체제인 이른바 '사회보험 투자협의회'를 만들어 투자대상을 공동 실사하거나 상품 평가·분석기법을 공유하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300명에 이르는 전문인력으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해온 투자 노하우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이 투자 리서치센터와 해외지사에서 수집한 투자정보와 자료도 공유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정부는 각 사회보험의 비업무용 부동산을 처분, 비핵심 부대사업 정비, 공통 예산편성지침 수립 등 관리운영 효율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송언석 차관은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우리 국민의 노후·건강·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7대 사회보험의 장기 재정 지속가능성에 중대한 도전을 던지고 있다"며 "재정위험에 대처하려면 개혁조치를 선제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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