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방영석기자] 보험업계가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등 자본금 추가 확충이 시급한 상황에서 결산배당을 확대하는 ‘강수’를 뒀다.

주가 상승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은 보험산업의 특성 상 주가를 방어하고 배당 이익을 원하는 기관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결산배당 확대는 불가피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배당 확장을 공시한 보험사의 주가는 배당 직후인 지난 18일 기준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4년간 가장 높은 배당성향(27.2%)를 보였던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각각 13%(1만2800원)와 10.3%(2만9500원)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양생명(배당성향 40.5%)과 메리츠화재(배당성향 35.6%), 현대해상(배당성향 28.2%) 또한 각각 6.4%(650원), 3.7%(550원), 2.5%(800원) 주가가 뛰었다.

그러나 IFRS4 2단계 도입 시 생명보험사만 52조원 가량의 자본금을 추가 확충해야 한다는 추정이 나온 상황에서 보유 자본을 배당금으로 사용한 보험업계의 결단은 파장을 불러왔다.

소비자단체는 회계기준 변경에 대비해 이익을 쌓아둬야 할 시점에 상당액을 배당으로 사용한 보험사가 소비자의 보험료를 ‘돈 잔치’에 사용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소비자단체는 보험업계가 최근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의 손해율을 이유로 보험료를 잇달아 인상했음에도 배당을 늘렸다는 점에 주목, 보험사가 스스로 보험료 인상 명분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이기욱 사무처장은 “손보 상위 5개사는 올해 평균 26%의 높은 배당을 할 예정인데 이는 전년보다 2.3%포인트 증가한 수치”라며 “보험사가 소비자가 납입한 보험료 투자로 인한 이익을 주주와 임직원의 성과급 잔치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험영업이익에서 적자가 나도 투자영업이익으로 막대한 이익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손해율을 이유로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작년 손보업계가 거둔 6조3,309억원의 투자영업이익을 보험료 산정에 반영하면 보험료 인상요인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보험업계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배당확장으로 인한 단기적 자본 감소 가능성은 존재하나 투자자 유치가 확대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보험사의 자본 확충에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상장 보험사의 경우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낮은 배당성향을 유지할 경우 투자 유치 유인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보험료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 향후 투자영업 이익률 감소 등으로 인한 피해가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상장한 가장 큰 이유는 주주를 통해 자본을 확충함으로써 장래 수익을 내기 위함이다”며 “보험영업 이익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료만으로 투자이익을 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배당 확대로 인한 주주 자본 유치와 투자이익 증가는 장차 보험료 인하 등 소비자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의 배당확장은 소비자에게 독이 될 것인가 득이 될 것인가? 확실한 것은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 조만간 도출될 것이며 최종적으로 우선시돼야 할 것은 소비자의 이익이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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