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급등 추세 속 올해부터 가격자율화 영향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새해 들어 손해보험사들이 실손보험료를 대폭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중에서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부터 보험료 책정이 자율화된 영향이다.

1일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의 업체별 보험료 인상률 공시를 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4대 보험사는 올 들어 신규 계약분에 대한 실손 보험료를 18~27% 인상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평균 22.6%를 올렸고, 현대해상은 27.3% 인상을 공시했다.

동부화재는 평균 24.8%를 상향조정했다.

상대적으로 인상폭이 낮은 KB손보는 18.9%를 올렸다.

중소형 손보사들도 일제히 보험료를 높게 책정했다.

특히 흥국화재는 누적된 손해율 악화를 이유로 금융감독원의 사전 인가를 받아 44.8%를 인상했다.

MG손보는 24.0%, 롯데손보는 22.7%, 메리츠화재는 평균 19.5%, 한화손보는 17.7%, 농협손보는 6.8%를 올렸다.

그러나 AIG 손보는 18.4%를 인하했다.

2008년부터 실손보험 판매를 시작한 생명보험사들도 이번 보험료 인상에 동참했다.

우선 3대 생보사 가운데 삼성생명은 22.7%를 인상했고, 교보생명은 23.2%, 한화생명은 22.9%를 올렸다.

이밖에 동부생명 21.0%, 농협생명 20.7%, 알리안츠생명 19.0%, 신한생명 18.8%, 미래에셋생명 18.6%, 흥국생명 17.5%, DGB생명 16.9%, 동양생명 15.4%의 인상을 고시했다.

현대라이프생명과 KB생명은 보험료를 조정하지 않았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대거 보험료를 인상한 것은 그동안 누적된 손해율을 더는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9년 실손의료보험이 표준화된 이후 5년간 보험료 상승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보험사들이 심한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실손보험료 손해율은 2011년 122%, 2012년 126%, 2013년 131%, 2014년 138%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2014년 기준 상위 8개 손보사의 실손의료보험 순보험료는 3조원인 반면에 지급한 보험금은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관리·심사 체계 부족으로, 보험금 지급이 매년 증가해 손해율에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급여 의료비는 2010년 17조9천억원에서 2013년 23조3천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부터 보험료 산정이 자율화된 점도 큰 폭의 인상을 이끈 원인이 됐다.

애초 보험사들은 표준이율과 위험률 조정한도(±25%)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산정해야 하지만, 금융당국의 보험 자율화 정책에 따라 올해부터 조정한도가 폐지됐다.

금융당국은 다만 실손의료보험에 한해 위험률 조정한도를 곧바로 폐지하지 않고 올해 ±30%, 2017년에는 ±35%로 완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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