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보험료 산정 역량 ‘민낯’ 노출 불가피

[보험매일=방영석기자]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 보험상품별 ‘비교’ 기능 확대에 주력하고 있어 향후 보험사 간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 로드맵’이 시행되는 올해 4월 이후 보험사 성패를 가늠할 척도로 적정 보험료 산정 역량과 상품개발 능력 확보를 꼽고 있다.

◇ 보험상품 ‘한 눈에’ 비교한다
금융당국은 최근 소비자 권익 제고를 위해 보험상품 별 가격과 보장내역 비교 기능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금융위원회의 규제완화로 인해 보험사의 상품개발 및 보험료 산정 자율성이 확대되고 시장 경쟁 또한 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올해 4월부터 사실상 보험료를 통제하던 ‘표준이율’을 폐지하고 상품개발 사전신고제를 사후보고제로 전환한다.

‘표준이율’을 참고해 실제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예정이율’을 결정해 왔던 보험업계 또한 지금까지와 같이 기존 상품을 일부 변형‧판매해 온 관행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과거와 달리 다양한 가격과 보장 내역의 보험 상품들의 취사선택이 가능해 지면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상품들의 보험료와 보장내역 비교 기능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이 작년 말 출시했던 온라인보험 비교사이트인 '보험다모아'는 비교 기능 확대를 위한 금융당국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업계는 지난 13일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금융상품 통합 비교공시 사이트인 '금융상품 한눈에' 시연 행사를 열어 이 같은 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통합 비교공시 사이트는 예·적금, 대출, 연금저축 등 여러 금융업권이 공통으로 취급하거나 성격이 유사한 상품을 통합해 소비자에게 맞춤형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조회 시스템이다.

소비자들은 ‘금융상품 한눈에’를 통해 지금까지 각 금융협회 사이트에서 제공했던 회원사별 금리 비교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을 예정이다.

통합 비교공시 대상 금융상품은 정기예금(160개), 적금(178개), 연금저축(216개), 주택담보대출(133개), 전세자금대출(56개) 등 177개 금융사가 제공하는 853개 금융상품이다.

특히 통합 비교공시 사이트는 ‘준비하세요!’ 항목을 통해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정보 등 주요 보험상품의 정보를 연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준비하세요’ 항목을 통해 소비자들이 과거와 비교해 손쉽게 우량 상품을 식별해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이번 서비스는 금융상품의 핵심정보를 비교할 수 있는 '맞춤형 비교공시'라는 점에서 기존 비교공시와 차별된다"며 "금융회사도 건전한 가격경쟁을 통해 금융서비스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상품개발 역량 확보 ‘시급’
보험업계에서는 향후 소비자 니즈를 파악해 상품을 개발할 역량이 확보되지 않은 보험사는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고 있다.

금융당국의 조치로 보험사 간 상품 보장 내역과 보험료 수준 격차 발생이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품 차별화에 실패한 보험사의 경우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외면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따라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새해 하이브리드형 상품과 저가 보험료 상품을 일제히 출시하는 등 상품개발과 보험료 산정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상품이 유사한 수준의 보험료와 보장내역으로 구성됐지만 세부적인 특약 차이 등으로 인해 명확한 비교는 어려웠다”며 “금융당국은 이 같은 ‘비교’가 가능할 때 규제완화로 인해 촉발된 시장경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란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당국이 상품개발, 가격, 수수료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보험업계도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경쟁을 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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