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많이 낸 운전자, 보험 가입 여전히 높은 '문턱'

[보험매일=주가영 기자] 사고발생이 잦은 운전자의 자동차보험가입 문턱은 여전히 높아 보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들을 위한 계약포스팅제도가 도입됐지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포스팅제도란 보험가입이 거절된 운전자에 대해 보험사들의 인수 의사를 확인하는 공개입찰방식으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3년 1월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공개입찰을 통해서도 이를 받는 보험사가 없으면 공동인수로 넘어가게 된다.

◇등록건수 늘지만 낙찰은 극히 저조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계약포스팅 낙찰 건수는 17건으로 도입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계약포스팅이 시행된 첫 해만 142건이 낙찰 받았을 뿐 이후 급감해 지난해에는 35건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자동차보험 계약포스팅 현황을 보면 지난 2013년 536건, 2014년 765건, 올해 상반기엔 336건이 등록했다.

계약포스팅을 등록하는 건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보험사에서 낙찰해 가는 건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최근 3년간 3건 이상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 등 사고 다발자나 보험사기 혐의자 또는 경력자 같은 리스크가 큰 보험가입자에 대해서는 여러 보험사가 공동으로 계약을 맺는 자동차보험 공동인수제도를 적용해 왔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개별 자동차보험보다 15%가량 비싼 보험료를 부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계약포스팅제도를 도입하면 그동안 인수가 거절된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연간 최대 52억7000만원(차 한대당 평균 6만5000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러한 효과는 기대할 수가 없을 정도로 지지부진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사만 불량물건 가져가는 ‘악순환’

손해보험업계는 최근 높아진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안정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계약포스팅제는 위험도가 높은 물건이라 낙찰을 꺼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약포스팅은 사고가 많은 물건이라 손해율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 보험사 입장에선 경쟁까지 해가며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며 “손해가 눈앞에 뻔히 보이는데 누가 가져가려고 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지난 10년간 자동차보험의 누적적자가 심화돼 리스크헤지 차원에서 공동인수건을 늘리고 있다”며 “보험사마다 인수기준이 다른데 대형사가 중소형사에 비해 심사가 까다롭다보니 계약포스팅도 중소형사가 불량물건을 가져가게 되는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는 불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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