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점포 전면 확대·방카슈랑스 규제 무력화 우려에 ‘전전긍긍’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금융당국이 8월부터 복합점포에서 보험상품 판매를 시범운영한다고 발표하자 비은행계 보험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비은행계 보험사는 금융당국의 복합점포 보험판매 허용이 기정사실화 된 만큼, 이번 시범운영이 향후 복합점포의 전면 확대와 방카슈랑스 규제 무력화를 위한 시발점이 아닐까 우려하고 있다.

◇“시범 운용 기간 동안 큰 문제점 나타나지 않을 것”
비은행계 보험사는 금융당국이 끝내 복합점포 보험판매 허용을 밀어붙이자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비은행계 보험사는 입법기관과 금융당국을 대상으로 복합점포 보험판매를 허용할 경우 설계사들이 생계를 위협받을 수 있으며, 방카슈랑스 25%룰이 무력화 돼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 주장해왔다.

특히 비은행계 보험사는 금융당국의 복합점포 보험판매 시범 계획이 예상보다 규모가 작은 이유가 복합점포 보험판매에 반대해온 보험업권의 거부감을 완화시키기 위한 금융당국의 대책이란 입장이다.

당초 복합점포 보험판매를 주장해온 은행계 보험사들은 금융지주사 별로 10개 이상의 복합점포 운영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금융당국은 시범 운영 기간 동안 금융지주사 별로 3개의 복합 점포만을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비은행계 보험사는 시범 계획 규모가 작기 때문에 시범 운용 기간 동안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를 비롯해 지금까지 지적해온 ‘복합점포 보험판매’ 문제점들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비은행계 보험사는 금융당국이 시범운용이 끝난 이후 ‘복합금융점포 제도’를 전면적으로 확대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비은행계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지주별 3개 복합점포를 운용하는 이번 시범 운영 기간 동안에는 특정 보험사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기 어렵다”며 “불완전판매나 꺾기 등과 같은 부작용들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당국은 일단 복합점포에서 보험상품 판매를 허용했기 때문에 이를 확대해 나가려고 할 것”이라며 “시범 운영이 끝나고 문제가 없었다는 이유로 복합점포에서 보험상품 판매를 규제 없이 전면 허용할 경우 비은행계 보험사가 지적해온 문제점이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협생명을 향한 비은행계 보험사의 ‘불편한 눈초리’
한편 비은행계 보험사는 농협생명의 방카슈랑스 25%룰 유예가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방카슈랑스 규제를 무력화 시킬 우려가 있는 복합금융점포 보험판매 허용이 이뤄진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협생명은 생보업계 매출 규모 4위인 대형 생보사로, 은행계 보험사 중에서 가장 큰 대형사다.

비은행계 보험사 관게자는 “농협생명은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춘 NH농협은행의 계열사”라며 “매출 대다수를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거둬들이는 농협생명이, 방카슈랑스 25%룰 유예가 끝나는 시점에 복합금융점포를 통해 방카슈랑스 규제를 무력화 시킬 경우 비은행계 보험사들은 공정하게 경쟁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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