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생명, 기대·현실간 격차로 삶의 만족도 낮아

[보험매일=송현섭 기자] 우리나라 중산층은 기대하는 은퇴생활 수준에 비해 실제 수입이나 재산규모가 적어 삶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AIA생명은 한국과 중국·홍콩·대만 등 동북아 4개국 중산층 대상 설문조사 결과, 한국 응답자의 77%가 은퇴자금을 마련하지 못할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AIA그룹이 시장조사기관 ‘입소스(Ipsos)’에 의뢰해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18일까지 실시한 조사에 따른 것으로 중국 25%, 홍콩 49%, 대만 51% 등에 비해 확연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 은퇴자금 저축 22∼90만원 불과
더욱이 자신이 재정적인 안정권에 속해있다고 생각하는 비중도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 AIA생명 마크 스탠리 마케팅 총괄부대표는 “한국 중산층이 희망하는 노후 목표자금은 다른 동북아 사람들이 생각하는 금액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며 “반면에 은퇴를 위한 월 평균 실제 저축액은 최소 22만원에서 많아야 90만원으로 비교적 낮다”고 설명했다.

마크 스탠리 부대표는 또 “전략적으로 은퇴이후의 삶을 위한 저축과 투자액을 늘려 현실과 희망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조사결과는 한국 중산층의 걱정이 풍요로운 은퇴를 위한 기준과 현실간 괴리감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내 응답자들이 은퇴를 고려할 수 있는 재정적 희망금액이 42억원에 달하는 반면 실제 월평균 가계소득은 710만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연소득의 50배에 이르는 것이다. 또한 재정적인 안정여부를 인식하는 기준도 평균 26억5,000만원이고, 부유하다고 여기는 수준도 23억2,000만원으로 재정적 안정과 부유함이 동일시된다는 점이 입증됐다.

반면 한국 중산층이 보유한 유동자산과 장기자산, 부동산을 제외한 고정자산 규모는 평균 3억300만원에 그쳐, 은퇴를 위한 월 평균 저축·투자액이 65만3,000원에 불과했다. 이는 4개국 중 은퇴대비 저축액이 가장 적은 만큼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AIA생명 관계자의 전언이다.

◇ 삶의 목표는 건강과 노후·결혼생활
또한 국내 응답자들은 가장 중요한 삶의 목표에 대해 65%가 ‘건강’을 꼽았으며, 뒤를 이어 ‘편안한 노후생활’이 50%, ‘행복한 결혼생활’이란 응답이 40%로 많았다. ‘스스로에게 만족하기’란 답변도 37%로 높았지만 이런 목표를 달성이 어려운 요인은 ‘자금 부족’이란 답이 54%로 가장 많았고, ‘너무 바쁘거나 시간이 부족’하다는 경우도 36%에 달했다.

AIA생명 관계자는 “한국 중산층은 다른 조사대상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낮다”며 “만족한다는 답변이 72%로 나타나 4개국 전체평균 79%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85%, 대만 79%, 홍콩은 75%였으며 ‘자신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한국 응답자 38%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중국 중산층에 비해서 12∼13%P가 떨어졌다.

성공에 대한 평가와 삶의 만족도는 2억원(18만5,000달러)가 기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2억원이상 유동자산을 보유한 한국 중산층 응답자의 50%가 자신의 삶이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2억원이하인 경우 33%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 한국 중산층의 재정적 불안감이 가장 높아 55%만이 안정적이라고 했으나 중국 76%, 홍콩 70%, 대만 67% 등 다른 나라보다 낮아 최하위였다. 응답자들은 또 재정적 안정은 ‘끝없는 과제’로 평생 보장될 수 없다고 답했으나, 이를 달성하려면 ‘운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부모 부양에 쓰는 돈 홍콩의 절반수준
실제로 42%는 ‘운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응답했고, 나머지 47%도 ‘운이 일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또 조사대상자 71%는 향후 10년간 중산층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중산층인 자신들보다 자녀들이 더 힘들 것이란 응답은 68%에 달했다.

그 이유로는 ‘취업기회 부족’이 82%로 가장 높았고 ‘높은 생활비’(49%)나 ‘거주 및 생활환경’(40%) 등이 꼽혔다. 조사결과는 부양에 대한 기대는 낮지만, 자녀교육에 대한 기대는 높아 명암이 엇갈려 47%가 자녀가 은퇴한 부모를 경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부모나 배우자 부모를 지원하고 있다는 응답도 43%에 그쳐, 부모에게 지원하는 금액은 월 평균 35만8,000원으로 홍콩 789달러에 비해 절반수준에 불과했다. 대신 자녀교육 투자를 위해 매달 40만6,892원을 저축하며, 자녀가 유치원에 다니기 이전부터 교육비를 저축하는 비율이 70%에 달했다.

심지어 응답자의 23%는 자녀가 태어나기 전부터 교육비로 저축한다고 답해, 학부모의 교육열이 홍콩 31%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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