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역할 기대돼…M&A 등 성장전략 ‘주목’

[보험매일=송현섭 기자] 국내 첫 중국계 보험사가 된 동양생명이 M&A(인수합병)이후 탄탄한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보험권에 따르면 당초 2개월 이후까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동양생명 대주주 변경승인이 지난 10일 조기 통과됨에 따라 중국 안방보험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동양생명이 안방그룹의 국내 금융지주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증권가와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중국인수팀 합류하면 후속일정 빨라질 듯
동양생명 관계자는 “조기 승인이 이뤄져 후속 인수작업이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아직 안방보험에서 실무진을 보내오진 않았다. 아마도 빠르면 내달 늦어도 8월까지 본사차원의 실무작업이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지난 3월 지분 인수계약이 체결되던 시기에 즈음해 안방보험 경영진이 현 대표이사를 비롯한 회사 임원진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양호한 경영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새 경영진이 구성되더라도 현 경영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보험업계는 최근 일각에서 국내 금융사 추가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가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를 조기 승인한 이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초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사례와 쌍용차를 인수했던 상하이기차그룹이 소위 ‘먹튀’논란에 휘말렸던 것을 감안해 신중할 것으로 보였던 심사가 조기 종결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안방보험이 대주주에게 까다로운 책임이 부여되는 국내시장에 진출한 배경이 실질적으로 영업하기 위한 것이란 점을 금융위가 최종 확인한 것 같다”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어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외연확장 및 금융사 추가인수 중심될 듯
다만 일각에선 안방보험이 지난해 우리은행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고, 산업은행이 매각을 추진하는 대우증권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 만큼 동양생명이 안방보험그룹의 국내 금융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외연확대에 나설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관계 법령은 외국인 대주주가 단순 주식매각 차익을 내기 쉬운 체계가 아니다”라며 “동양생명이 안방보험의 국내 지주사 역할을 맡아 덩치를 불리고 은행과 증권 등 추가적인 인수를 추진할 여지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업계는 안방보험그룹의 동양생명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결정할 평가기준은 경영실적 등 외적인 성적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동양생명은 257%의 안정적인 RBC비율을 유지하고 독자적인 영업력으로 국내 8위에 랭크돼있는 상장 생보사로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는 첫 중국계 자본에 의한 인수사례에도 불구, 구한서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는 현 경영체제가 향후 2∼3년 정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사명변경이 예상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확실한 대중인지도를 확보한 만큼 당분간 CI와 BI를 유지한 뒤 교체여부를 결정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특히 구 대표는 조만간 중국측 인수실무팀이 도착하면, 이들과 함께 중국 모기업인 안방그룹의 경영시스템에 적합한 조직문화 및 전략을 협의해 추진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중국계 자본이 들어왔다고 해도 전면적인 경영진 교체나 구조조정이 뒤따르진 않을 것”이라며 “동양그룹 해체로 인해 4년여간 독립경영을 해왔고 현재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 제고차원에서 다운사이징은 불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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