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이흔 기자] 정부가 한국 체류기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걸리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보상하는 '메르스 안심보험' 정책을 내놨지만, 홍콩 여행사들이 한국행 여행상품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18일 홍콩 여행업계에 따르면 홍콩 최대 여행사인 홍타이(康泰)여행사가 다음 달 15일까지 예약된 단체여행 상품을 취소하기로 했다.

또 패키지투어와 윙온(永安)여행사는 각각 다음 달 18일과 19일까지 예약된 단체여행을 취소하기로 했다.

앞서 홍콩 여행업협회인 여유업의회(旅遊業議會)는 지난 9일 홍콩 정부가 한국에 대한 홍색(紅色) 여행경보를 발령하자 이달 내 예약된 한국 단체여행을 모두 취소했다. 이어 다음달 단체여행 취소 여부도 곧 결정할 예정이다.

여행사들의 단체여행 취소로 한국 여행 계획을 접은 홍콩인 수는 지난 2일 285명에서 17일 현재 약 1만5천 명으로 급증했다.

여행객의 여행 취소로 한국행 비행기를 이용하는 승객이 메르스 발발 이전의 20% 수준으로 급감하자 항공사들은 홍콩-한국 노선을 속속 감축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인천 노선을 하루평균 4회에서 2회로 감축하기로 했다. 또 하루 1회 운행하던 부산 노선은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홍콩의 저비용 항공사인 홍콩익스프레스는 15일부터 무려 넉 달가량 인천, 부산 노선을 감축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캐세이퍼시픽항공 등도 한국 노선을 감축하기로 했다.
정부가 오는 22일부터 1년간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이 메르스에 걸리면 3천 달러(약 330만원)를 지원하는 메르스 안심보험 시행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홍콩 여행업계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사태를 겪은 홍콩인들이 메르스 안심보험만 믿고 단기간에 한국 여행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부 전문가들이 메르스 잠복기가 두 차례 지나는 28일간 한국에서 메르스 환자가 생기지 않을 때까지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유지하도록 홍콩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여행경보를 유지하는 한 여행사들이 단체 관광을 재개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親)중국계 신문인 대공보(大公報)가 17일 메르스 안심보험에 대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했다가 자기 나라로 돌아가 메르스를 퍼트리면 한국 정부가 책임질 수 있느냐"며 비판하는 칼럼을 싣는 등 홍콩 언론은 한국 내 메르스 동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홍콩 정부가 메르스 대응 등급을 '경계'에서 '엄중'으로 격상한 지난 8일 이후 17일 정오까지 열흘간 홍콩에서 메르스 의심 환자로 분류돼 격리검사를 받은 여행객 수는 한국발 여행객 235명을 포함해 모두 255명으로 집계됐다.

검사 결과 이들은 모두 메르스 음성 반응을 보였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