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성수기 기대감 사라졌지만 보험 재인식 계기

[보험매일=임근식 기자] 메르스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메르스가 국민 풍속도까지 바꿔 놓았다. 사람들이 지하철, 버스, 길거리에서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정부는 초기대응의 문제점을 노출했고 국정 최고책임자는 콘트롤타워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며 ‘대통령 직무유기’라는 여론이 비등했다.

미국 방문을 놓고 여론을 저울질하다 결국 대통령 전용기는 미국땅을 향하지 못했다.

메르스의 ‘슈퍼 파워’는 금리까지 집어 삼켰다. 이미 지난 3월 1%대의 초저금리 시대를 개막시킨 금융당국이 또 다시 금리를 인하하는 데는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경제 성장률 둔화와 메르스 확산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이유로 들며 금리를 인하를 단행했다.

메르스는 보험업계에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

지난 3월 절판마케팅을 동원해 바짝 실적을 당겼고 4월과 5월은 신통치 않은 실적에도 내심 2분기의 끝자락인 6월을 기대했다.

전통적으로 6월은 연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달이다. 휴가철을 앞둔 달과 연말에 해당하는 12월이 보험업계의 성수기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메르스로 인한 한숨 소리만 들려온다.

직장·단체를 중심으로 영업하는 모 대형 GA는 월평균 월납초회료 기준 9~1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이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수를 따질 때, 일별로 환산하면 매일 5,000만원을 판매해야 하지만 현재 3,000만원을 갓 넘어서는 매출을 보이고 있다.

메르스가 출현한 이후 매출이 40%나 동이 났다. 특히 평월도 아닌 영업이 잘 된다는 6월에 이런 실적을 보이고 있어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매일 대책회의를 하지만 묘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방문이 예정된 업체에서 취소 요청을 하는데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야 물건을 팔수 있는 데 오지 말라고 하니…” GA 대표의 넋두리다.

비단 이러한 현상은 일부에 그치지 않고 업계 전반적으로 감지된다. 6월 매출 기대감을 일정부분 포기하는 기류가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대내외적인 행사를 줄줄이 취소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설계사 교육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메르스 공포가 금융권을 휩쓸고 있다. 그 끝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종식될 시점도 멀지 않아 보인다.

메르스는 예고된 위험이 아닌 재해에 가깝다. 재해는 보험으로 보장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국민들이 메르스를 통해 위험에 대한 대비차원에서 보험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보험업계의 입장에서는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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