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리쿠르팅 그 복마전

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보험사가 상품개발과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독식하는 시대가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바야흐로 보험상품의 개발은 보험사가, 상품판매는 판매전문회사가 각각 역할을 분담하는 이른바 ‘제판분리’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품판매를 전담하게 될 GA의 지위는 격상되고 역할은 커져가고 있다. 보험매일은 창간 21주년을 맞아 기획시리즈를 통해 GA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보험사와 GA, GA와 GA간 스카웃 경쟁 ‘과열’

[보험매일=임근식기자] GA가 대형화를 추구하면서 설계사 스카웃 열풍이 일었다. GA는 증원을 통한 볼륨키우기로 매출 극대화를 추구했다. 또 영업조직 규모가 대외 협상력을 가름할 수 있어 이런 이유로 외형확대에 주력했다.

이에 최대 피해자는 보험사였다. GA들이 보험사 전속설계사를 대상으로 높은 수당 지급을 미끼로 유인했고 보험사 설계사 조직이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

보험사 소속 전속설계사수는 감소추세가 뚜렷했다. 2013년 3만5,000명에 이르렀던 삼성생명 전속설계사수는 현재 3만명 유지를 위협받고 있고 교보생명은 2만명대가 무너지고 말았다.

사실 GA는 몇몇 대형 GA를 제외하고 양질의 설계사를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GA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래서 타깃이 된게 보험사 전속설계사다. 전속설계사는 보험사의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잘 다듬어진 조직이다. GA가 손쉽게 영업조직을 확대할 수 있는 방편으로 활용되고 있다.

보험사가 비활동 설계사에 대한 해촉조치와 저축성보험에 대한 중도해지 환급률 상향 조정, 수수료 분급 확대 등의 규제가 설계사 수입감소로 이어지면서 GA로의 이직을 부추기기도 했다. 대형 GA는 규제에도 불구, 자체적으로 수수료 지급기준을 운영하고 있어 전속설계사가 GA로 이직할 경우 높은 수수료 체계를 적용받을 수 있었다.

과거 보험사 전속설계사가 GA로 이적하는 경우가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GA와 GA간 조직 빼가기가 성행하고 있다.

2014년 초 A사 조직이 대거 B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GA업계가 술렁였다. 당시 A사는 내부 구조조정 과정에 있었고 이런 어수선함 틈을 타 조직을 빼가면서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비난도 일었다.

A사는 설계사 조직관리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고 지금도 여타 GA의 스카웃 표적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전속설계사를 GA에 빼앗겨 왔던 보험사도 역공에 나서고 있다. GA에서 활약도가 높은 고효율 설계사를 대상으로 스카웃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일부 설계사는 다시 보험사로 U턴하기도 한다.

스카웃경쟁이 과열양상으로 치달으며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조직을 거느리고 있는 일부 보스급(?) 설계사는 보험사와 대형 GA를 돌아다니며 조직을 무기로 몸값을 ‘경매’에 붙이는 방식을 통해 가장 좋은 대우를 보장하는 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보험사와 GA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기도 한다.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이들은 불완전계약을 양산하며 이른바 ‘먹튀’의 오명을 쓰고 있다.

설계사 스카웃에는 돈이 필수적으로 따른다.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설계사 일수록 몸값은 천정부지로 뛴다. 풍문에 의하면 1억원이 넘는 스카웃 비용을 지불하고 '모셔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보험사 전속설계사가 보험사를 떠날 경우 유지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의 보전차원에서 돈이 오고 가기도 한다.

보험업계 일부에서는 보험사도, GA도 甲이 아니라고 한다. 진정한 甲은 보험설계사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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