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보험사와 GA ‘ 동반자인가’

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보험사가 상품개발과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독식하는 시대가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바야흐로 보험상품의 개발은 보험사가, 상품판매는 판매전문회사가 각각 역할을 분담하는 이른바 ‘제판분리’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품판매를 전담하게 될 GA의 지위는 격상되고 역할은 커져가고 있다. 보험매일은 창간 21주년을 맞아 기획시리즈를 통해 GA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GA 대형화가 ‘갑을논쟁’ 배경

오월동주(吳越同舟), 순망치한(脣亡齒寒), 동상이몽(同床異夢)…. 보험사와 GA의 이해관계는 이렇듯 복잡다단하다.
보험사와 GA는 때론 협력자로, 때론 서로의 대척점에 서있다. GA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벌어진 상황이다.

보험사들은 연초부터 세미나라는 명목으로 GA 사장단을 모시고(?) 해외 나들이를 하며 ‘우리 꺼 많이 팔아 주세요!’라며 구애하기 바빴다. 이렇듯 만나면 악수하고 포용하며 우애를 과시하다가도 돌아서면 반목한다.

보험사의 속내는 더 편치 않은 듯하다. 판매조직을 무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GA에 끌려가기는 싫고 … . 자존심이 무척 상해 있다. GA가 甲이라는 말이 입에 배어 있다. 보험사는 ‘돈만 밝히는 GA'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GA측은 ‘우리는 甲이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친다. 이들의 갑을논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보험사와 GA가 엇박자를 내기 시작한 건 ‘수수료’ 바로 돈 때문이다.

GA가 태동할 당시, GA규모가 크지 않았고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판매수수료를 받아왔다. 그야말로 ‘하청업체’로 인식될 정도였다. GA는 보험사 수수료에 불만이 있었다. 그러나 드러내 놓고 수수료를 더 달라고 요구할 힘을 갖추지 못했다. 그저 보험사의 ‘처분’에 따를 뿐이었다.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수료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라는 인식이 업계전반에 흘렀다.

이런 상황에서 쇼킹한 사건이 벌어졌다.
2003년 독립된 법인 5개 GA가 1개사를 대표로 내세워 모 보험사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5개 GA에서 일정 매출을 올려 줄테니 수수료를 더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5개 개별회사가 규합해 1개사를 대표로 내세워 보험사와 수수료 협상을 벌인 것이다. 보험사는 당혹스러워하면서 이를 수용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하나의 법인이 아닌 여러개의 개별법인 중 1개사를 대표로 내세워 수수료협상에 나서는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금융당국도 여러 법인이 통합해 하나의 법인으로 뭉쳐 협상에 나서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후 중소형 GA들이 인수·합병에 나서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조직 대형화의 길을 걷는다.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퇴직자들로 구성된 135개의 GA를 통합해 주식회사로 전환한 GA코리아, 교보생명 퇴직자 출신이 ‘단일화’한 ‘KGA에셋’이 대표적이다. 동질성을 가진 집단의 결합체 형식이다.
이와 달리 글로벌금융판매, 위홀딩스 등은 이해관계에 따른 M&A를 통해 세를 규합한 사례로 꼽힌다.

GA의 ‘갑질 논란’에는 GA의 대형화가 배경을 이루고 있었다.

보험사는 지금까지 GA가 조직 대형화를 무기로 보험사에 우월적 지위를 행사하는 등 ‘갑(甲)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GA의 입장은 다르다. 수수료의 결정권은 보험사의 몫이며 GA가 침범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말한다. 수수료율 제시도 보험사가 먼저 제안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보험사와 GA는 상생을 추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전투구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불협화음을 내며 상호협력관계의 틀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대형 보험사까지 자회사형 GA설립에 나서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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