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 100조 시대…고객 유치전 뜨거워질 듯

[보험매일=이흔 기자] 앞으로 연금저축 상품 가입자가 신규 가입을 희망하는 금융사를 한 번만 방문해 계좌 이전 의사를 밝히면 기존 계좌의 자산을 새 계좌로 옮길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7일부터 연금저축 가입자가 신규 가입 금융회사를 1회만 방문하면 원스톱 업무처리가 가능하도록 개선한 '연금저축 계좌이체(이전) 간소화' 방안을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지금도 계좌 이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먼저 옮기려는 금융사를 찾아 계좌를 트고서 기존 계좌가 있던 금융사도 방문해 이전 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2차례 금융사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금융사 방문이 한 차례로 줄어든 대신 기존 금융사와 통화를 해야 하는 절차가 생겼다.

기존 연금저축 금융회사는 신규 회사로부터 이전 요청을 접수한 뒤 신청일로부터 1거래일이 지나기 전에 가입자에게 전화를 걸어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이때 통화 내용은 녹음되며, 이전을 최종 확정한 뒤에는 취소할 수 없다.

전화 통화 대신 기존에 가입한 금융회사를 방문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전 신청을 하고서 다음 날까지 확인 전화가 오지 않는 경우 기존 가입 회사나 신규 가입 회사에 연락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2000년 12월까지 판매된 옛 개인연금저축 계좌를 이전하려면 신규 가입회사가 옛 개인연금저축 상품을 운영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옛 개인연금저축 상품은 72만원 한도 내에서 연간 납입액의 40%까지 소득 공제 혜택이 제공된다.

현행 연금저축 상품은 연 400만원 한도로 납입액에 대해 일정 공제율을 적용해 세액을 빼주는 세(稅)테크 상품이다.

정부가 2013년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꾼다고 예고하고서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최근 연말정산 대란을 겪고 난 뒤 절세 대안으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시중에 은행·증권·보험사 등 업종별로 수익률과 수수료가 다양한 연금저축 상품이 나와있는 가운데, 가입자가 기존 상품에 만족하지 못해 다른 회사 상품으로 바꾸기를 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연금저축 계좌이전 간소화가 시행됨에 따라 보험·증권·은행 등 각 금융업종 간은 물론 업종 내에서도 고객 유치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현재 연금저축 적립금은 100조8천437억원 수준이다. 업종별 적립액은 생명보험(53조4천540억원), 손해보험(23조3천370억원), 은행(14조4천632억원), 자산운용(6조5천46억원), 기타(3조849억원) 등이다.

금융회사 간 연금저축 계좌이전 건수는 2013년 상반기 4천869건에서 지난해 상반기 8천650건으로 77.7% 늘어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규 가입 상품이 원리금 미보장 상품인 경우 고수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며 "수익률, 수수료 수준 등을 비교해 어느 상품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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