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서 승리한 설계사의 전리품 전달식이 되어선 안된다

화려한 드레스와 왕관. ‘보험왕’이라는 칭호가 선명한 어깨띠. 그리고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마치 미스코리아 시상식을 연상할 만큼 거창한 행사가 벌어진다. 수 십년 한결같은 보험사 연도대상 시상식의 모습이다.

지금 보험사 최고의 잔치 연도대상 시상식이 한창이다. 과거 연도대상 시상식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수상자의 ‘드레스 코드’가 일부 변했고 여성 일색에서 남성들이 눈에 띤다는 것이다.

 아직 수상자가 화려한 드레스를 입는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곳도 일부 있지만 정장 차림으로 바뀌었고 ‘아줌마부대’라 일컬어 졌던 설계사 조직이 예전과 달리 재무설계 등 전문성이 강조되면서 남성설계사가 늘어났고 시상대에 오르는 회수가 잦아졌다. 이젠 더 이상 연도대상이 여성설계사 전유물이 아니다. ‘보험여왕’이 아닌 ‘보험왕’이 탄생되고 있다.

보험판매회사인 GA도 예외없이 연도대상 시즌을 맞고 있다. 대형 GA를 중심으로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왜  보험사들은 매년 수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연도대상 시상식을 여는 것일까?

보험사는 이 행사를 상당히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보험이 타 업종에 비해 어려운 영업이라 그 척박한 환경을 딛고 최고의 성과를 거둔 설계사는 거기에 걸맞게 폼나는(?) 대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시상식장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설계사의 마인드 고취효과도 노리고 있다. “나도 저 자리에 서야지”라는 동기를 이끌어 내는 독려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1등 지상주의. 보험사도 예외는 아니다.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오로지 경쟁에 내몰려 보험왕에 등극한 설계사가 그 자리, 그 명예를 지키기 위해 무리한 계약을 유치하고 나아가 보험사기‧횡령 등의 사고를 일으키며 쓸쓸히 보험업계에서 퇴출되는 모습도 지켜봐야만 했다.

이런 회의론을 극복하려는 노력도 보인다.

삼성생명은 올해 연도대상 시상식부터 ‘보험왕’을 뽑지 않는다. 설계사에 대한 평가 방식을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삼성생명은 설계사들의 실적을 전국적으로 순위를 매겨 순위 위주로 시상하던 방식을 올해부터 일정 기준을 달성한 설계사들을 모두 포상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무려 800명에 가까운 설계사가 상을 받게 된다.

모 대형 GA도 요란한 행사를 자제하고 조촐한 시상식을 열고 수상자들의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연도대상 시상식이 경쟁에서 승리한 설계사에게 전리품 전달식으로 전락되어서는 안된다.

연도대상이 그저 설계사 모두에게 1년의 노고를 치하하는 아름다운 축제로 기억되는 ‘설계사의 날’이었으면 한다. 지금 보험사의 최대 잔치 한마당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주 그 절정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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