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은 자르고 현금배당은 매년 늘려 나가

[보험매일=주가영 기자] 보험사들이 매년 주식에 대한 현금배당을 늘여나가고 있어 ‘대주주 배불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저금리 기조 지속과 경영악화를 이유로 지난해와 올해 초 희망퇴직을 통한 구조조정에 앞장 섰던 보험사들이 배당에 열을 올리고 있어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 구조조정 보험사 배당에는 ‘후덕’

최근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등은 배당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메리츠화재는 임원의 절반과 전체직원의 15%인 400여명을 구조조정 했으며 앞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역시 지난해 희망퇴직을 단행한 보험사들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배당금액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구조조정으로 이슈가 된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3년 주당 300원으로 총 290억원을 배당했으며, 다음해 320원씩 320억원, 올해는 더 늘어난 주당 380원, 총 400억원이다.

메리츠화재의 작년 연결기준 배당성향은 34.8%로 최근 5년 간 평균치인 27.5%를 크게 웃돌았다.

삼성생명은 주당 1,800원을 배당해 배당금 총액만 3,404억원에 달하며 이는 배당금 기준 지난해보다 111%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주당 850원, 배당금 총액은 1,624억원에 이르렀고 2013년도엔 주당 1500원으로 총 2,911억원을 배당했다.

한화생명의 배당금 총액은 주당 180원씩 총 1,488억원이다. 지난 2013년도엔 주당 150원, 총 1,264억원이었으며 다음해 주당 130원, 총 1,095억원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3년 주당 3750원에서 다음해 2800원, 다시 올해 3750원으로 올랐다.

삼성화재는 2013년 주당 3,750억원에서 다음해 2,750원, 올해는 주당 4500원씩 총 1987억원을 배당한다.

이는 회계연도 변경으로 2013년 회계연도 기준은 4월에서 12월까지 9개월간이었기 때문에 2014년도 배당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일뿐 실제로는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 한국노총, “부도덕한 행태” 비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내수 진작과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정부의 임금인상 주문에는 앓는 소리를 하면서 총수 일가의 재산 늘리기에는 주저함이 없는 일부 기업의 행태는 부도덕하다고 질타했다.

경영악화를 이유로 직원을 대거 구조조정한 뒤 오히려 전년도보다 더 많은 배당으로 제 욕심만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비단 보험사들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노동생산성과 실질임금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노동자 1인당 생산량이 12% 가량 늘어나는 동안 실질임금 상승률은 1/3 수준인 4%대에 그쳤고, 남은 이익은 기업이 모두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런데도 재계는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정규직 해고요건 완화, 임금체계 개편,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비정규직 기간연장 및 파견노동자 파견기간 확대, 최저임금 등 임금인상 반대를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말로 경기가 나쁘고 실적이 악화돼 기업 경영하기 어렵다면 사내유보금을 활용하고, 막대한 금액의 임원 보수와 배당금을 줄이는 것이 먼저지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며 “정부 역시 일부 부도덕한 기업의 파렴치한 행태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배당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정부의 배당 확대 방침 때문”이라며 “금리 하락으로 채권평가이익 등이 발생해 상대적으로 RBC비율이 상승하면서 배당에 여유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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