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떨어지면 아직 늙지 않은 사내들은 호프집에 모여 검게 튀긴 닭을 안주로 맥주를 마시고, 조금 늙은 사내들은 감자탕이나 족발을 안주로 소주를 마시고, 늙은 사내들은 천변 굴다리 밑에 모여 바둑을 두었습니다. 아주 늙은 사내들은 싸구려 모텔 같은 요양원에서 흰 콩과 검은 콩을 고르면서 “집에 가야지, 집에 가야지”를 옹알이처럼 중얼거렸습니다.
- 김숨 <문학적 자서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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