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분석결과 파장 우려해 비공개로 전환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보험연구원 분석결과 대부분 중소형 보험사의 RBC비율이 100% 미만으로 측정돼 해당 사명을 공개했다가 파장을 우려해 비공개로 돌리는 등 재무건전성이 위험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17년 도입이 예정된 국제회계기준(IFRS) 2단계를 대비하는  중소형 보험사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보험연구원 분석결과 ‘심각’

최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연구원이 국내 보험사를 대상으로 IFRS 도입시 예상되는 RBC 비율 조사결과자료를 업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부채의 시가평가 결과 대다수 보험사들의 현행 RBC 비율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특히 국내 중소형 보험사들의 경우 RBC비율이 현행 권장 기준인 150%는 커녕 10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자금과 조직 규모가 큰 대형사나 본사가 이미 IFRS를 시행해 관련 데이터를 확보한 해외 보험사에 비해 국내 중소형 보험사의 대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은 보험부채의 시가 평가로 보험사의 손익 계산시 장래 손실은 즉시 반영되나 장래이익은 보험계약 만기 이후 반영되기 때문에 RBC비율의 대규모 하락을 경고해왔다.

보험업계는 현행 RBC 기준을 충족에 어려움을 겪는 보험사가 많았던 만큼 예상은 했지만 비율 하락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자 재무건전성 악화가 현실화 되고 있다며 우려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연구원 분석결과를 지켜본 보험사 관계자들 모두 크게 우려했던 사태가 왔다는 분위기였다”며 “RBC 비율 하락은 예상했지만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보험사가 나오자 회사명을 밝혔던 연구원이 해당 사명을 비공개로 돌렸을 정도”라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심각했던 보험사는 국내 중소형 보험사”라며 “자본과 조직력을 갖춘 대형사나 IFRS를 이미 시행중인 모기업이 있는 해외 보험사의 경우 자체적인 대비가 일정 부문 이뤄진데 비해 국내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한계가 있어 결과에 따른 충격도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악사손보(130.4%)와 현대하이카(147.5%), 스위스리(135.6%)가 100%대로 당국의 권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롯데손보(153.2%)와 MG손보(156.7%), 현대라이프(160.4%)와 (구)우리아비바생명(184.7%)이 상대적으로 RBC 비율을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RBC 강화전략 ‘절실’

이에 따라 도입을 위해 전년도와 비교해야하는 IFRS 특성상 당장 내년부터 시행이 예상돼 당장 RBC 강화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은 지난달 24일 ‘보험회사 재무건전성 규제:IFRS와 RBC 연계방안’ 보고서를 통해 RBC 가용자본 항목에 장래이익을 포함하고 보험부채 할인율에 대한 감독조정수단 마련을 제안했다.

보험연구원 김해식 연구위원은 “IFRS로 보험사의 장래 손실은 서비스 제공 전 손실로 반영되나 장래 이익은 반영돼지 않아 예상 장래이익이 장래손실보다 커도 RBC비율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며 “보험사의 RBC비율이 과소평가될 수 있어 장래손실을 보전하는 한도에서 장래이익을 가용자본 항목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행 IFRS의 보험부채 할인율 적용을 따르면 할인율 급락시 보험사의 준비금이 급증해 RBC 비율도 급락할 것”이라며 “장기계약을 다루는 보험회사의 지급여력평가가 일시적인 경기변동으로 급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감독·조정할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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